정이철 목사, <바른믿음> 대표. <바른믿음 아카데미> 대표

질문>
정이철 님! 쓰신 글을 보고 몇 가지 의문이 들어 글을 남깁니다. 우선 ‘성령충만을 받으라’는 것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만약 그렇다면 엡 5:18 의 성령충만을 받으라는 말씀을 어떻게 이해하시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그리고 권 목사님의 비상충만에 대해 그것은 ‘그리스도의 피로 죄 씻음을 받은 신자에게 한 번에 영구히 오신 성령이 인격적으로 신자의 삶을 다스린다는 성경의 성령에 대한 가르침을 파괴’한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이것이 권 목사님의 비상충만에 대한 비판이라면 정이철님은 권 목사님의 ‘비상충만’이라는 개념 자체를 잘못 이해하고 있으신 것으로 보입니다. 권 목사님이 말씀하신 비상충만은 ‘중생에 이르는 성령의 역사’를 말씀하신 것이 아닙니다. 구원받은 신자의 삶 가운데 나타나는 성령님의 역사를 말하는 것이지요. 권 목사님은 ‘중생에 이르는 성령의 역사’를 ‘성령세례’라고 표현하고 비상충만과는 구분하여 다른 개념으로 말씀하고 있으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 목사님의 말씀에 문제가 있다고 여기신다면, 아마도 정이철 님은 성도는 성령충만을 받지도 말아야 하고 사모하지도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시는 것 같은데요. 맞습니까?
 

답변>
질문하신 내용 속에 이미 그 목사의 성령론의 이단성이 들어있습니다. 먼저 '성령세례'라는 말을 바르게 정의해 보겠습니다. 사실 성령세례라는 말은 성경에 없습니다. 성경에는 “너희에게 성령으로 세례를 베푸시리라”(막 1:8), “너희는 성령으로 세례를 받으리라”(행 11:16)라고 나옵니다. 우리는 이것을 줄여서 성령세례라고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물로 세례를 주었던 요한이 나중에 일어난다고 예고한 성령세례란 무엇일까요? 믿는 자의 죄를 사하고, 칭의를 주신 하나님이 믿는 자의 몸과 마음을 성전으로 삼으시고 영구히 임재하시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피로 죄 문제가 해결된 신자에게 하나님이 친히 거하시기 위해 임재하심이 성령세례이고, 또 다르게 말하면 ‘성령받음’입니다.

리스도인에게 임하는 성령세례 또는 성령받음은 이미 구약에서 예언되었고, 아담의 타락 직후부터 시작된 예수님을 통한 하나님의 구속 사역의 목표였습니다. 신자의 몸과 마음 속으로 하나님이 친히 임재하시어 거하시는 신약의 성전이 구약에서는 다음과 같이 예언되었습니다.

“내가 그들에게 한 마음을 주고 그 속에 새 영을 주며 그 몸에서 돌 같은 마음을 제거하고 살처럼 부드러운 마음을 주어 내 율례를 따르며 내 규례를 지켜 행하게 하리니 그들은 내 백성이 되고 나는 그들의 하나님이 되리라”(겔 11:19,20)

성령세례를 능력이나 은사 중심으로 이해하는 것은 성령이라는 단어를 앞세우면서 거짓 기독교를 도입하는 이단들의 핵심 전략입니다. 성령세례의 결과로 은사가 나타나는 것은 사실이나, 그것에만 강조를 두면 거짓 복음과 마귀의 속임수에 걸려듭니다. 구약에서 예언된 것처럼, 성령세례의 핵심적 의미는 그리스도의 피 공로로 아담의 죄와 저주에서 해방되어 하나님의 백성된 자에게 하나님이 임하시어 하나님과 그 사람 사이에 막힘없고 간격없는 교제가 실현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성령세례의 핵심적인 의미입니다.

아담으로부터 시작된 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으므로 구약의 백성들은 아무도 성령을 받지 못했습니다. 단지 성령이 그들의 외부에서 동행했을 뿐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피의 은혜로 죄가 해결된 신약의 신자들에게 하나님께서 칭의, 즉 의롭다하심을 주시면서 더불어 성령을 부어주셨습니다. 이것이 성령받음이며, 성령세례입니다. 

그 목사와 같이 겉으로는 개혁주의자인체 하면서 사실상 이단적인 은사주의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문제는 실질적으로 후자에만 강조를 둔다는 것입니다. 능력을 주는 성령세례를 말하고, 구원을 주는 성령세례 이후 예기치 않을 때에 다시 능력을 가지고 찾아오는 제2의 축복으로서의 성령세례, 즉 실질적인 '성령재세례'를 뜻하는 이단사상을 전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 목사와 같이 구원의 성령세례, 그리고 이후의 능력의 성령재세례를 주장하는 자들이 말하는 성경적 이론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사복음서 시대의 성령의 역사와 사도행전 시대의 성령의 역사, 즉 2단계의 성령의 역사에 대한 이론을 만들고 현재의 신자들의 신앙 여정에 그것을 그릇되게 대입하는 이단적인 꼼수입니다.

베드로와 다른 사도들과 제자들이 사복음서 시대에 이미 예수님을 만났고, 성령과 동행하면서 귀신도 쫓아냈으나 결국 위험이 오자 예수님을 배신하고 도망치는 무능력한 모습으로 끝났다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사도행전 시대로 접어들 때, 다시 불의 능력으로 임한 제2의 축복으로서의 성령재세례를 받고 난 후 엄청난 전도의 괴력을 발휘했고, 죽음도 불사하고 복음을 전파하는 멸사봉공의 자세를 보이기 시작했다고 강조합니다. 

사복음서 수준의 성령세례에만 머물지 말고 사도행전 수준의 성령세례를 사모해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입니다. 사복음서 상태의 성령세례를 받으면 오직 그것을 경험한 그 자신만의 내적인 확신을 가지고 사나, 사도행전의 능력의 성령재세례를 받으면 자신도 알고 주변의 남들도 알게 되는 외적인 변화가 일어난다고 합니다.

그 목사의 설교를 들어보니 역시 사도행전의 성령재세례가 임하여 그 본인도 알고 주변의 남들도 알게되는 다양한 현상이 나타난다고 하더군요. 거짓 방언, 거짓 예언, 병고침, 귀신추방, 금연 ... 등이 나타나기도 하고 안 나타나기도 한다고 하였습니다. 그 목사는 이 상태에 이르는 것을 '성령의 비상충만'이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사복음서 수준의 성령세례를 받은 사람의 영적인 상태를 '성령의 통상충만'이라고 하였습니다. 

저에게 성령충만에 대해서 질문하시면서, "혹시 정이철 목사는 성령충만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질문을 주셨는데, 여기까지 바르게 읽으셨다면 이미 이해되었을 것입니다. 그 목사는 구원을 받을 때의 일반적 성령세례(성령의 통상충만, 사복음서의 평이한 성령세례) 위에 특별한 성령재세례, 즉 사도행전의 능력의 성령재세례(성령의 비상충만, 오순절 성령세례)가 추가적으로 임하는 것을 성령충만이라고 합니다.

표현이 저급하여 죄송하지만, 모든 믿는 자들에게 기본적으로 장착된 일반적인 성령 밧데리에 또 다른 강력한 성령 밧데리가 더하여져서 더욱 성령의 파워가 강해지는 것을 성령의 비상충만, 또는 성령충만이라고 가르치는 것입니다. 이것은 확실하고 명백한 이단사상입니다. 그러나 성령을 앞세우니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로서는 분별하기 어렵고, 특히 영적인 능력을 강조하니 더욱 분간하기 어렵습니다.

엄밀히 말해 사복음서 시대의 성령은 본격적인 신약의 성령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신약과 구약의 성령이 존재론적으로 다르다는 뜻이 아닙니다. 구약의 성령은 예수 그리스도를 대신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을 적용하는 사역을 하시지 않았습니다. 부활하시고 하늘로 승천하신 예수님께서 아버지께 십자가의 완전한 제사에 근거하여 자기를 대신하여 지상의 교회와 함께 하실, 그리고 자기의 피를 지상의 신자들에게 적용하실 성령을 신자들에게 보내 달라고 요청함으로 사도행전 2장의 오순절에 날에 성령이 지상에 강림하셨습니다. 성령강림과 함께 신약의 교회가 탄생했고, 이때부터 믿는 자에게 성령으로 세례를 베푸시는 예수님의 사역이 시작되었습니다.

사복음서 시대는 역사상 단 한번 잠시 존재했던 과도기였습니다. 신약 교회의 출범을 위해 지상에서 성육신의 상태로 복음을 준비하신 예수님이 먼저 부르신 사람들을 훈련시키신 과도기였습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이 아직 없었으므로 사복음서 시대의 신자들은 성령세례를 받지 못했습니다. 구약의 모세, 엘리야 등과 같이 성령은 그들과 외부에서 동행하셨습니다. 

사복음서 시대는 신약의 교회를 세우기 위하여 준비하는 과정이었고, 신약의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에 근거하여 지상에 성령이 오시면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목사 같이 말로는 개혁주의를 이야기하면서 실질적으로 은사주의를 전파하는 자들은 역사상 반복되지 않는 특별한 시기였던 사복음서 시대를 우리 모두의 신앙 여정 속으로 보편화시킵니다. 그리고 역사상 단 한 번의 사건인 사도행전 2장의 신약시대를 출범시키는 성령강림 사건을 이후의 모든 시대의 신자들에게 반복되는 일로 왜곡합니다.

사도행전 2장에서 나타난 불과 같은 모습의 성령이 임하시는 일이 지금 어디에서 과연 반복되고 있을까요? 사도행전 2장의 성령강림 사건처럼, 바람 소리를 동반하며 임하시는 성령세례를 과연 누가 지금도 경험하고 있을까요? 그런 일은 전혀 없었습니다.

그 목사의 성령의 비상충만 사상은 바로 이런 그릇된 사상입니다. 매우 위험한 내용입니다. 우리가 어떻게 사도행전의 성령강림 사건을 또 체험할 수 있습니까? 그 목사는 더욱 더 위험하게도 그런 이단사상을 ‘성령의 비상충만’이라는 자신만의 특이한 용어로 포장하여 전파하고 있으니, 나중에 하나님으로부터 받을 그 무서운 심판을 어떻게 감당하려고 하는지 정말 걱정입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올바른 성령충만에 대해 말씀드리고 마치겠습니다. 신자에게 성령이 먼저 평이하게 오고, 그리고 그 다음에 더 특이하고 오고, 그것이 또 반복되고 ... 이 과정이 누적됨으로 성령충만이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신자에게 성령은 단 한번 영속적으로 오십니다. 그리고 성령충만은 이미 오신 성령의 인격적인 다스림입니다. 내가 스스로 하는 것 같으나 알고 보니 성령의 인격적인 역사하심으로 내가 변하고 이전에 할 수 없었던 어떤 일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성령의 인격적인 다스림이며, 이것이 바로 성령의 충만의 상태입니다.

성령의 충만을 얻기 위해서 그 목사가 가르치는 것처럼, 성령을 추가적으로 더 받아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성령의 재세례가 임하여 성령의 통상충만에서 성령의 비상충만으로 도약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뜻을 알기 위해 성경 말씀을 힘써 배우고, 그 말씀대로 살수있도록 힘을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하고 순종하기를 애쓰면 성령이 우리의 마음과 생각을 다스리고, 죄성을 이길 수 있는 힘을 공급하여 주십니다. 성령충만해지는 것입니다. 반대로 죄를 즐기고자 힘쓰고, 욕심과 욕망을 이루고자 결정하면 성령은 강제로 막으시면서 역사하시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성령은 우리의 인격을 존중하시고 강압하지 않으시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성령을 2차로, 3차로 더 받음으로 성령충만해진다는 사상은 결국 성경을 파괴하고 다른 영과의 접촉을 성령세례라 미화시키기 때문에 이단사상입니다. 1906년에 미국 이단들이 일으킨 아주사 운동이 이미 성령을 받은 사람에게 성령이 또 와서 성령충만해진다는 성령세례 사상을 본격적으로 출발시켰습니다. 그러나 그때 나타나는 현상들은 주로 뜻없는 거짓 방언, 거짓 예언, 성령춤, 거짓 방언찬양, 입신 등 명백한 이단현상들이었고, 아주사 운동의 핵심을 그대로 계승한 오순절 운동에서도 형편은 다르지 않았습니다.

똑 같은 성령재세례 사상을 단지 용어를 바꾸어서 성령의 기름부음이라고 말하는 신사도 운동에서도 실상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신사도 운동에서는 개짖는 소리 등의 동물현상, 기괴한 웃음, 쓰러짐 등이 더 추가되었을 뿐 그들이 주장하는 사도행전 2장의 모습은 전혀 나타나지도 않았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성령세례, 기름부음이라고 하지 않고 '성령체험'이라는 완곡한 표현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미 성령을 받은 사람에게 추가적인 성령의 임재가 올 때 경험되어지는 신체적 현상을 이르는 말이니, 본질은 같습니다. 무엇을 가지고 성령체험이라고 하는지 알아보면, 결국 거짓 방언, 등줄기가 후끈해지는 현상, 거짓 예언, 쓰러짐, 입신, 이마에서 땀이 흐르는 것, 영서, 코로 느끼는 성령의 향기 등의 유치한 이야기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성령세례이건, 기름부음이건, 성령체험이건, 성령의 비상충만이건 ... 성령받은 사람이 성령을 더 받아서 성령충만해진다는 이론은 결국 사람을 가증하고 더러운 접신으로 인도합니다. 그러므로 이단사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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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철 목사는 2004년부터 현재까지 미국 미시간 주 ‘앤아버 반석장로교회’의 담임목사이고 거짓 신학의 ‘견고한 진’(고후10:4)을 무너뜨리기 위해 시작된 신학신문 <바른믿음>의 대표이다.
총신대학(B.A 졸업), 총신대학 신학대학원(M.Div Eqiuv.졸업), 아세아연합신학대학 대학원(Th.M 졸업), Liberty Theological Seminary(S.T.M 졸업), Fuller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Puritan Reformed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Liberty Theological Seminary(D.Min 수학), 남아공신학대학원(South African Theological Seminary, Ph.D)에서 연구하였고, 현재 University of Pretoria(Ph.D)에서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는 「신사도 운동에 빠진 교회」, 「제3의 물결에 빠진 교회」, 「가짜 성령세례에 빠진 교회」, 「피터 와그너의 신사도운동 Story」, 「한 눈에 들어오는 청교도 개혁운동」, 「능동적 순종에 빠진 교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