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존경받고 있는 다른 '광명의 천사'들이 많습니다

전병욱목사의 성추행 사건은 교계의 충격을 넘어 전국적인 관심사가 되었던 사건입니다. 그에 대한 사건 보도는 일반 목사들의 사건의 보도와는 다르게 매우 방대하게, 그리고 매우 구체적으로 만인들 앞에 드러났습니다. 

그러나 이런 까발리기식 개혁은 성경적이지도 않고 이성적이지도 않습니다. 모름지기 기독교 전문가(신학교수, 목사)들은 이런 허접한(?) 것에 매달려서는 안됩니다. 이런 일은 구린 것을 찾아 다니는 넷티즌 수사대들이 하게 하고 전문가들은 손을 떼야 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렇다면 목사들은 무엇을 폭로해야할까요? 그렇습니다. '광명한 천사'를 폭로해야 합니다. 광명한 천사가 누구입니까? 여전히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지만 그들의 신학과 설교가 성경을 살짝 살짝 위반하여 결국 사람의 귀를 즐겁게 해 주는 것을 말하며 진정으로 성경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에는 입을 닫은 설교자들을 찾아 그것을 밝히 드러내야 합니다. 

교회사를 조금만 관심있게 보면 정통기독교가 관심을 가진 것은 항상 '교리와 신학' 이었지 위와 같은 윤리적인 문제가 아니었다는 것을 곧 알게됩니다. 전병욱목사와 같은 사건을 밝히는 것은 평신도나 일부 관심가지는 일반인이 하면 되지 구지 이런 것에 신학교수나 목사가 나서야할 이유는 없습니다. 

목사는 성경과 신학의 전문가 이기때문에 전문가 답게 사고해야 합니다. 고가이며 정교한 독일제 수술용 매스는 수술할 때만 사용해야지 그 칼로 돼지고기나 썰고 있으면 안되듯이, 목사가 해야할 일들은 정교하게 교리를 위반하는 메시지를 찾아 내야지 누구나 할 수 있는 이런 윤리적인 문제에 매달려서는 안됩니다. 

그리고 과연 전병욱 목사가 벌을 받지 않았을까요? 천만에 말씀입니다. 여러분은 지금 당장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전병욱'을 쳐보십시오. 연관검색어로 참으로 입에 담기 부끄러운 단어로 나열되어 있습니다. 그것을 누가 볼까요? 전병욱목사가 볼 것이고, 그의 아내와 그의 딸이 보게될 것입니다. 언제까지 그렇게 볼까요? 어쩌면 전병욱목사가 평생볼 것이고, 사후에도 전병욱을 치면 그와 같은 단어들은 따라 붙게될 것입니다. 

이와같은 것이 목사에게, 아니 한 가장의 아버지에게 이보다 더 치명적인 것이 있을 수 있습니까? 피해자들은 '자기들은 정신적인 충격에 빠져 있는데 전목사는 여전히 떵떵 거리며 목회하고 있다'고  소리를 지를 수 있지만, 같은 목사로서 상황을 보면 전목사는 결코 떵떵 거리며 목회하지 못합니다. 전목사를 잘 아는 분의 이야기에 의하면 그의 가족들은 지금 '우울증 약'을 복용하고 있다고 하는데, 어찌 전목사가 떵떵 거리며 목회할 수 있겠습니까?

제가 말하는 것은 '결코 전목사보다는 피해자가 문제다'가 아니라 전목사도 그 피해자들 만큼, 또는 그 이상으로 이미 당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밝혀질 대로 밝혀진 것을 또다시 <숨박꼭질>이라는 책을 출판한 것에 대해서는 결코 동의하지 못합니다. 

이미 밝혀졌고, 모든 것이 추잡하게 드러난 이상 또다시 책을 낸다는 것은 무엇을 위함일까요? 진실을 알리기 위함일까요? 조금이라도 더 전목사가 회개하기를 원해서일까요? 아니면 피해자들에게 위로를 하기 위함일까요? 아니면 한국교회의 정화를 위함일까요? 정의구현을 위함일까요? 도대체 책을 출판하고, 교수와 목사들이 모여서 위와 같은 것은 왜 토론을 할까요?

교회사에서 교회를 어지럽힌 저 수많은 이단들(그리스도의 신성과 인성에 대해 오해한 자들, 삼위일체를 오해한 자들, 구원론에서 펠라기우스, 극단주의자 재세례파등)은 대부분 윤리적으로 올바른 자들이었습니다. 목사가 해야할 일은 '윤리적으로 올바르며 경제적으로 청빈하지만 정통교리를 살짝 왜곡한 자들'을 찾아 내는 것이지 이미 까발려질대로 까발려진 사람과 사건으로 되풀이 하여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수없이 널리 유행하는 번영신학이나, 세미펠라기우스, 알미니우스등 교회사에서 이미 이단으로 판명난 교리를 근간으로 하는 설교자들이 지천에 깔려 있고 심지어 위와 같이 전목사를 비판하는 그들 조차도 과거 이단사상과 심지어 기독교를 박살내는 '자유주의 사상'에 물들어 있는자가 엄위한 표정으로 '비윤리적 목사를 비판'하는 것이 옳은 일입니까?

그렇다고 전병욱목사가 정통기독교 교리를 기반으로 서 있었던 사람이냐?라고 묻는다면 당연히 아닙니다. 그러므로 제 눈에는 그사람이나 저 사람이나 동일해 보입니다. 즉, 이단사상의 윤리적인 사람이(그것도 들키지 않았으니 그 속은 모르지요), 이단사상을 가진 비윤리적인 사람을 비판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말입니다. 과거에 우스개 소리로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일본사람은?'이란 문제의 답은 "까진이마 도로까"라고 했지 않습니까?

 

정대운 / 삼송제일교회 목사, '길 잃은 한국교회'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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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운 목사는 개혁교회의 신앙고백서들을 중심으로 탁월하게 가르치는 뛰어난 교육목회 전문가이다. 정대운 목사는 “객관화(진리)의 주관화(신앙)를 추구합니다”라는 말로 자신의 교육목회 철학을 표현하기 좋아한다. 세종대, 개신대학원대학교(M.Div), 총신대학 신학대학원(M.Div. eq)에서 공부했고, 현재 계속해서 국제신학대학원대학(석,박사 통합과정)에서 연구하고 있다. 웨스트민스터 신학원 교수(교회사)로 사역하고 있고, 고양시의 삼송제일교회의 담임목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