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이 추구하는 것과 세상이 추구하는 것은 마땅히 달라야

“실력과 능력”이라는 단어만큼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단어도 없을 듯싶습니다. 능력과 실력이라는 말이 사람들의 마음을 장악하고 있는 이유는 그것이 없으면 인정받지 못하고, 살아가는 일조차 힘들기 때문입니다. 그와 같은 사회 분위기와 구조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서든지 실력을 쌓아야 하고, 능력을 키워야만 합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는 실력과 능력이란 뛰어난 외모, 사회적 배경, 재산과 학벌, 남들이갖지 못하고, 이루지 못한 것들을 이룰 힘 등을 말합니다.

그러나 그와 같은 외적인 조건들이 실력과 능력을 결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실력과 능력은 그 용처(用處)에 따라서 달리 요구되기 때문입니다. 축구선수에게 요구되는 능력은 얼굴이 아닙니다. 얼굴이 아무리 잘 생겼다고 하더라도 축구를 잘하지 못하면 축구선수로서는 실격입니다. 연기력이 없는 배우, 노래를 잘하지 못하는 가수가 아무리 키가 크고, 얼굴이 잘생겼다고 해도 그 사람을 배우와 가수로서 인정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능력과 실력은 결국 무엇을 위한 능력이냐? 무엇을 목표로 하는 실력이냐 하는 것에 따라서 결정됩니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인들이 갖고 있어야 할 실력과 능력은 무엇이 되어야 할까요? 그리스도인들은 무엇을 위한 실력과 능력을 추구하면서 살아야 하겠습니까? 그리스도의 말씀을 온전히 따르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말씀을 듣고, 온전히 따르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현세와 내세를 결정하는 요인이기 때문입니다. 천국의 열쇠를 갖고 계신 생명의 주님께서 “나더러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천국에 다 들어갈 것이 아니요 다만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라야 들어가리라”고 하셨습니다(마태7:21절).

그뿐만 아니라 “주여 주여”라고 부르면서 주께서 말씀하신 대로 행치 아니하는 사람들의 종말에 대해서도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 날에 많은 사람이 나더러 이르되 주여 주여 우리가 주의 이름으로 선지자 노릇하며 주의 이름으로 귀신을 쫓아내며, 주의 이름으로 많은 권능을 행치 아니하였나이까 하리니 그 때에 내가 저희에게 밝히 말하되 내가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하니 불법을 행하는 자들아 내게서 떠나가라 하리라”(마태7:22절-23절).

선지자 노릇을 하고, 귀신을 쫓아내고, 많은 권능을 행한 사람들 모두가 “주의 이름으로”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인들과 교회가 하는 모든 사업, 구제와 선교와 사회 참여와 심지어 교회 건물을 짓는 일까지 하나님의 일이라고 하며, 주의 이름으로 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 일을 하기 위해서 수없이 많은 기도를 했고, 눈물과 땀을 흘렸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향해서 “불법을 행하는 자들”이라고 하셨습니다. 마른하늘에 날벼락과도 같은 말씀이었습니다. 그 일을 했던 사람들은 한 번도 자신들이 불법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평생을 주의 일을 해왔다고 믿고 있었을 것입니다. 분명한 것은 그들이 “주의 이름으로 행한”모든 일 자체가 불법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이 사명이라고 생각하면서 해왔던 일이 무엇이되었든지, 어떤 결과를 만들어냈던지, 그들이 만들어낸 결과와 업적이 크고 놀라운 것이라고 하더라도, 예수님께서 그들을 향해서 “불법을 행하는 자들”이라고 했습니다.

예수님께서 그렇게 엄중하게 판단하신 이유는 그들이 “주의 이름으로”행했다고 주장하는 모든 일이 실상은 주님의 뜻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뜻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은 불법을 행하는 자들이 된 것입니다. 결국 “불법과 악행”을 결정하는 것은 무엇을 했느냐? 어떤 결과를 남겼느냐”가 아닙니다. 그것을 가름하는 것은 주께서 말씀하신 것을 온전히 따랐느냐? 따르지 않았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이 갖고 있어야 할 실력과 능력은 세상이 요구하고 있는, 세상 사람들이 추구하고 바라고 있는 것과는 전혀 다른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의 모습과 교회의 모습은 세상과 다름이 없습니다. 교회 안에 있는 사람들조차 세상의 사고방식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입니다. 박사 목사를 선호한다거나, 교회 직분자를 선출할 때 경제적인 조건을 신앙의 좋고 나쁨보다 우선시한다거나, 사회적인 신분이 교회의 직분에 그대로 이어지는 구조가 그 증거들입니다.

하나님의 교회가 세상과 다르다면 교회에서 요구하는 능력과 실력은 세상이 생각하는 것과는 달라야만 합니다. 교회가 세상과 비슷하고, 교회에서 요구하는 것이 세상에서 요구하는 것과 비슷하다면 그것은 교회가 타락한 것입니다. 세상의 실력과 능력으로는 교회를 교회답게 세울 수도 없고, 세상 속에서 교회의 참모습을 나타낼 수도 없습니다. “혈과 육은 하나님의 나라를 유업으로 받을 수 없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고전15:50절).

그리스도인들이 갖추고 있어야 할 실력과 능력은 오직 생명의 구주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듣고, 그 말씀 그대로 살아내는 것입니다. 다른 것은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을 주셨다면 그 말씀을 받은 사람들은 그 말씀에 대한 자기생각, 자신의 의견, 자신의 판단을 내세우거나, 주장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자기 부인이 아닙니다. 주께서 내게 맡기신 것을 자신이 할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도 문제의 핵심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는 지혜로우신 분이시기에 그리스도인들의 실력과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이미 알고 계십니다. 그분이 무엇을 맡기실 때에는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하셨기에 부탁하고 맡기시는 것입니다.

주의 일을 맡기셨을 때에는 하나님께서 도와주시겠다는 보장이 담겨 있는 것입니다. 출발은 약하고 무력하고 부족하다고 해도, 그 일을 하는 동안 자기를 부인하고, 주를 의지하며 나아갈 때 주님께서는 당신을 따르는 사람들을 더욱 강하게 하시고, 유능하게 하시고, 탁월하게 만들어 주실 것입니다. “나는 약해서, 능력이 없어서 못하겠습니다” 라는 말이 어쩌면 자기 생각과 판단과 자아가 강해서 그렇게 말하고 있지나 않은지, “나는 못하겠습니다”라는 말이 “나는 하기 싫습니다”라는 말은 아닌지 생각해 보아야만 할 것입니다.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들이 주님의 요구에 기쁨으로 응할 수 있는 마음만 있다면, 충성과 순종의 마음만 있다면 그 나머지는 주님의 도우심으로 넉넉하게 감당할 수 있을 것입니다. “너희는 나를 불러 주여 주여 하면서도 어찌하여 나의 말하는 것을 행치 아니하느냐”(누가 6:46절). 그리스도인이 갖고 있어야 할 진정한 실력과 능력은 오직 주를 의지하여 주께서 말씀하신 것을 기쁨으로 순종하는 믿음에서 나오는 것임을 깊이 새겼으면 좋겠습니다. 
 

최승윤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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