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문가들은 이미 우리나라가 직면한 국제 순환 경기 하락 과 국내 구조적 문제에 의한 경기침체를 예견하였었다. 이에 엎친대 덮친 격으로 신종코로나바이러스(KORONA19)의 불똥은 곳곳으로 번져나가고 있다. 특히 기업의 수출과 내수가 동반 위축하는 사태야말로 문자그대로 경기 비상사태라고 말한다. 미국의 연준(FOMC)은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8년 이후 처음으로 0.5%인하를 기습 결정함으로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가 예상을 뛰어 넘고 있다는 뜻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경기침체로 교회의 재정 상황에 어려워진다면 그 직격탄은 바로 선교 필드로 향하게 되어 있다.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 요청을 할 정도로 국가부도 위기에 처했을 때 선교 후원금은 반 토막이 되었고, 선교 후원금에 의존하는 선교사의 입장에서 많은 어려움을 경험하였다. 오늘날 이런 위기 상황을 읽으면서 선교단체나 현장 선교사들이 미리 대응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1. 단순한 삶(Simple life)의 생활 패턴(Minimalism)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거의 매년 선교 현장의 우리 교회는 잘 사용하지 않는 옷이나 물건들을 모두 모아 바자회를 통해 나눈다. 선교사가 내놓은 물건들이 대부분이지만 시골의 가난한 이들에게 엄청난 기쁨을 준다. 지난해 우리 학교에서 9개 학교가 모여 교육청에서 실시하는 전통 음악 및 춤 경연대회를 하였다. 이 대회 참가를 위해 각 학교에서 70여명의 아이들과 솥단지, 식재료, 땔감까지 작은 한 트럭으로 험악한 길을 달려왔다. 이런 상황이라면 뭔가 불평 소리가 나올 법도 한데 교사들이나 아이들 아무도 불평 한 마디 없이 화기애애한 분위기 가운데 대회를 치렀다. 비록 가난하지만 저들의 미소를 보면서 행복이란 많이 가져야만 누리는 것이 아니라 마음 가짐에 달렸음을 본다.

쇼핑을 하노라면 “보암직, 먹음직, 탐스러움”의 인간의 기본적 욕구를 부추긴다. 그래서 새로운 상품들은 구매 충동을 일으킨다. 에덴 동산의 이브가 오늘날 시장에 구경을 온다면 아마 입을 다물지 못하고, 발을 떼지 못할 것 같을 정도로 모든 것이 넘쳐난다. 인간은 결국 얼마를 가졌든지 그 가진 물건에 소유를 당하고 만다. 평소 절약하고 절제하지 않으면 십일조, 선교헌금, 그 어떤 나눔도 쉽지 않은데 경제 위기 상황에서 현장의 선교사 입장에서 더욱 숨고르기를 할 필요가 있다.
 

2. 그 어느 때보다 집중과 선택의 키를 발동시켜야한다.

집중과 선택은 선교 사역을 진행하면서 언제, 어디서나 고려해야 할 상식이다. 학교나 병원 같은 사역은 후원이 끊겨도 복음을 증거하며 자립의 기반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 개인적으로 약 400여명을 교육하는 유초등학교(Living Water Christian Academy)를 운영하고 있는데 설립과 동시에 출구 전략 차원에서 공립 학교 전환을 위해 도 교육청과 협약(MOU)을 체결하였다. 현재로는 전략을 수정하여 좀더 장기적이고 효과적인 복음 전도의 한 터전을 만들어 자립하는 방향으로 전환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장 선교사의 입장에서 재정이 더 필요한 방만한 사역도 자제해야 할 뿐 만 아니라 현재 진행 사역도 철저히 평가를 하여 진행할 필요가 있다.

3. 선교사의 양적 측면보다는 자질과 역량의 강화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예컨대 2016년 미국 남침례교 해외선교국(IMB)은 4700명을 파송했던 최대 선교회인데 재정적 안정을 위해 예산 감소에 따라 선교사 수를 한꺼번에 1132명을 감소했다는 충격적인 뉴스가 전파를 탔다. 이것은 미국 교회의 실상이지만 건전한 재정 상태의 확립을 위한 선교회의 결단을 보여주었다. “우리 하나님은 이런 재정적 어려움에 전혀 당황하지 않으시고 170년을 끌어 오셨고 앞으로도 계속하실 것이다”라고 IMB 지도부는 왭싸이트를 통해 위기 극복의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4. 국내외 NGO나 국제 기구 단체를 따라 선교의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선교사님, 우리 아들이 1~2년 정도 선교 현장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데 돈도 없고...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2년전 미국 교회 한 성도의 질문이다. 이런 경우 섬기는 교회에서 단기선교사로 기도하며 후원하면 좋겠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비영리 기독교 법인체나 국가의 해외 원조의 단체인 KOICA(국제개발협력,Korea International cooperation Agency)나 세계 여러 빈곤지역에서 개발 원조사업을 하는 KCOC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 월드프렌즈 NGO, NPO(봉사단원) 같은 곳에 문을 두드린다면 비행기 표는 물론 많지는 않지만 생활비, 주거비까지 후원 받으면서 언어와 현지의 삶을 익힐 뿐만 아니라 여백을 이용하여 선교의 기회로 적극 활용할 수 있다.
 

5. 자비량 선교에 관심을 갖고 현장에 적용할 필요가 있다.

요즘 비즈니스 선교가 익히 알려져 있지만 처음에는 "Business for mission"으로 출발 했었는데 요즘은 BAM (Business As Mission), 선교접근 방법의 하나로 정착하였다. 비즈니스를 통한 선교론은 상황에 적합한 선교 전략의 다양화, 교회를 통한 후원만이 아닌 선교비 후원금 조달 창구의 다변화라는 점에서 참신함을 제공한다.

전문인 선교라는 측면에서 평신도 선교사들의 전유물인양 오해하고 있는 듯하지만 사실 최초의 자비량 선교사의 모델이라 할 수 있는 사도 바울은 현대 교회의 직분이라는 틀로 본다면 평신도라기보다는 가르치고 일하는 목사라고 할 수 있다.

'Tentmaker'에 대한 정의를 여러 측면에서 말할 수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전문적인 세속 직업의 신분을 가진 그리스도인이 복음 전도자로 특별 신적 소명을 받아 타 문화 권에서 그 직업으로 생활하며, 복음을 전하여 제자를 만들고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는데 위임 받은 사람들이라"고 정의한다(Role of tentmakers: evangelist, disciplers, humanitarian &professionals, as a job taker, job creator)

최초의 비즈니스 선교사(Tentmaker)로서 사도 바울은 마땅히 받을 수 있는 경제적 후원의 정당성에도 불구하고 (눅 10:7, 딤전 5:18) 복음을 위해 열린 삶의 태도를 견지하였고 (고전 9:18~23) 고린도교회로 하여금 폐를 끼치거나,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고후 11:7~9, 12:13~16) 최선의 비즈니스로 그의 선교비를 충당하였다. 뿐만 아니라 임박한 재림론을 구실로 무위도식하는 많은 데살로니가 교회 성도들을 향해 "일하기 싫거든 먹지도 말게 하라"(살후 3:10)며 분명한 기독교 노동 윤리를 제시할 때, 복음대로 근면과 성실을 앞장서서 모범을 보이며 실천하는 그의 가르침이 얼마나 힘이 있었는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이런 관점에서 현대 목회나 목사 선교사들을 위한 신학교의 교과 과정을 좀더 현실에 맞게 개정할 필요가 있다.

아프리카 선교 필드에서 일하는 미국 선교사들은 거의 예외 없이 주중에 찻집이나 식당, 숙소, 물장사, 쏠라나 우물 사업 등으로 자비량 선교를 하고 있음을 본다. 열악한 선교 필드에서 선교사가 망치질만 조금 잘 한 다해도 웬만한 건축은 건축 전문가 없이도 얼마든지 건축을 할 수 있는데 이 때 경비를 엄청나게 줄이는 것도 자립 선교의 한 아이디어이다.

금세기 선교 전략의 하나로 각광을 받는 이 비즈니스 선교는 쉬운 것 같지만 가장 난이도 있는 접근 방법이라 할 수 있다. 군대로 비유한다면 적지에 투하되어 사명을 성공적으로 수행해야만 목숨을 부지할 수 있는 공수특전단이라 할만하다. 특공대가 고난도의 사명 수행에 필요한 그 만큼의 강도 높은 훈련을 통해 태어나듯, 비즈니스 선교는 한번 사는 인생을 그리스도를 위해 전략적인 삶을 살기로 헌신을 다짐한 선교사라면, 어려서부터 목표를 확실히 세우고 필요한 자격증, 현장 경험을 잘 준비하여 한번 도전해 볼만하다.
 

결론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의 후폭풍 위기 상황을 냉정하게 관찰하고 극복하는 것이 지혜이며, 어떤 어려운 위기 상황이 몰아친 다해도 선교사의 삶이란, 그 미션을 위해 부름을 받은 사도 바울과 같은 인생 노정이 변함없는 정답이다.

“나의 달려갈 길과 주 예수께 받은 사명, 곧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 증거하는 일을 마치려함에는 나의 생명을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노라”(행20:24)

“먹을 것과 입을 것이 있은즉 족한 줄 알 것이니라”(딤전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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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양호 선교사는 고신에서 공부하고 안수받았으며, 현재 KPM(고신총회세계선교회)와 NGO Good Partners(김인중 목사, 이사장)의 파송을 받아 우간다에서 복음을 전하고 있다. 천주교와 오순절 운동 신학 류에 오염되지 않은 순결한 성경적 복음을 우간다의 원주민들에게 전하고자 애쓴다. 우간다의 낙후된 여러 지역들을 순회하면서 복음과 함께 의료 봉사로 영혼들을 섬기고 있고, 늘 기독교의 세계적 동향을 살피고 연구하는 일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