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분이 나에게 신문 기사 하나를 보냈다. 그 기사가 주장하는 내용에 대한 나의 생각을 <바른믿음>에 올려달라는 의미이다. 다음의 이 기사이다.

“보수 복음주의 신학자들, 합동측에 WEA와 교류 강화 당부”(크리스천투데이)

대체 보수 복음주의란 무엇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사의 내용을 보니, 보수 복음주의는 성경을 성령 안에서 하나님의 뜻대로 이해하고 가르치기를 중시하는 노선이 아닌 것 같다. 세상 사람들도 싫어하는 나쁜 짓들을 하지 않는 정도를 보수 복음주의라고 하는 것 같다.

예장 합동이 WEA와 적극적으로 교류를 해야 한다고 부탁하는 분들이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세계개혁주의협의회(WRF), 미국복음주의협회(NAE), 미국복음주의신학회(ETS)가 WEA와 긴밀하게 유대관계를 맺으며 세계복음주의운동을 이끌고 있다 ... 이들 기구들은 성경의 완전무오성을 비롯한 역사적 기독교 신앙을 분명하게 표방하는 국제기구들이다. NAE와 ETS는 세계 복음주의 신학 발전에 크게 기여했으며, 로잔대회를 비롯한 선교운동을 통해 아시아와 세계선교운동에도 WEA는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감당했다”

‘세계개혁주의협의회(WRF)’라는 단체는 어떤 곳인지 모르겠다. 이름이 비슷한 ‘세계개혁교회연맹’(The World Communion of Reformed Churches)이라는 곳에 대한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이 단체가 "하나님의 관점에서 그리스도인이 어떻게 구원받을 수 있는가"에 대하여 천주교와 루터교가 1999년에 합의한 문서에 동참하기로 결정하고 서명하였다고 하였다. 비슷한 이름의 다른 단체가 그랬다는 것이고, 이름이 비슷하니 서로 성향도 비슷할 수도 있겠다 싶어 하는 말이다. 

1517년에 루터(Martin Luther)가 95개 조항을 발표한 비텐베르그(Wittenberg)에서 두 집단의 합의가 이루어졌다. 루터는 ‘오직 믿음’, ‘오직 그리스도’를 외치면서 천주교에서 분리했고, 루터보다 더 성경적인 종교개혁 신학(신앙)을 완성한 칼빈에 의해 세워진 개혁교회의 한 부류가 루터와 칼빈이 적그리스도로 취급했던 천주교와 다시 신앙적으로 합하기를 시작한 것이다.

더 놀라운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칼빈의 종교개혁 신학을 연구하여 전파하려고 설립된 미국의 칼빈신학원을 운영하는 북미주개혁교회(CRC)도 2012년에 천주교와 세례협정문을 체결했다. 천주교에서 원죄를 제거하고 의화되는 은총이 죄인에게 주입되는 중요한 수단인 영세(세례) 사상을 개혁교회가 인정한 것이다. 그 교단이 그런 일을 했다는 것은 그 교단에 의해 운영되는 칼빈신학원도 그런 사상으로 기울어지고 있음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내용을 말하는 이유는 ‘세계개혁주의’ 등 개혁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다고 해서 무조건 믿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더 알아보지도 않고 왜 섣불리 말하느냐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그와 같은 말을 하고 싶어서 이다.

우리도 바르게 믿지 못하여 휘청거리고 있는 판에 대체 무엇을 얻기 위해 외국의 잘 알지도 못하는 거대한 단체들과 연결을 하자고 하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 하나님께서 구약의 백성들에게 이방인들과 통혼하지 말라고 하셨다. 이방인들의 사상과 정신과 종교의 영향이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들어오기 때문이었다. 하나님 백성도 주변의 나쁜 것들의 영향을 빨리 수용하고 받기 때문이다.

‘미국복음주의협회’(NAE)라는 단체를 보면 정말 그러하다. 이 단체는 자유주의에 대항하여 기독교의 근본적 교리들, 1)성경무오, 2)동정녀 탄생, 3)대속적 죽으심, 4)육체 부활, 5)그리스도의 재림 교리를 결코 양보할 수 없다고 외치면서 성경적 기독교를 고수했던 우리의 선배들을 ‘근본주의자’, ‘분리주의자’라고 비아냥하면서 출발한 신복음주의(New-Evangelicals)에 속하는 단체이다. 처음에 신복음주의라고 하였으나 나중에는 그냥 복음주의라고 해 버렸다. 그래서 신복음주의가 기본의 복음주의 위에 포개졌다.

지금 자신들을 (보수적) 복음주의라는 밝히는 사람들은 사실 신복음주의이다. 종교개혁과 칼빈의 신학을 유지하였던 원래의 복음주의는 이제 개혁신학(개혁주의)이라는 개념으로 이어지고 있고, 보수적 복음주의자들은 개혁신학을 고수하는 사람들을 향하여 분리주의자, 또는 근본주의자라고 비아냥한다.

보수적 복음주의(신복음주의)의 특징은 1)여성안수, 2)오순절-신사도 은사주의, 3)넓은 의미의 이신칭의(믿음과 행위의 구원), 4)천주교-WCC와 교류 등의 성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제임스 팩커 등이 주도하는 가운데 ‘미국복음주의협회’(NAE)라는 단체와 천주교 사이에 '복음주의들과 천주교인들과 함께'(EC, Evangelicals and Catholic Tgather, 1994)라는 문서가 작성되었다는 것은 분명한 역사적 사실이다. 그 문서의 주요 내용을 전개하는 소 제목들은 다음과 같다.

“우리는 함께 주장한다”

“우리는 함께 소망한다”

“우리는 함께 찾는다”

“우리는 함께 투쟁한다”

“우리는 함께 증언한다”

천주교는 이제 더 이상 기독교라고 할 수 없는 이방종교일 뿐이다. 고전적 천주교는 마리아의 도움을 받아 예수를 믿어야 구원을 받는다는 것 정도를 주장했으나, 현재의 천주교는 이것도 저것도 없는 막장 종교로 전략했다. 다른 종교들 속에 모습을 달리하는 그리스도가 있고, 다른 종교인들이 모습을 달리하는 성도라고 규정했다. 이런 종교와 무엇에 관하여 함께 주장하고, 함께 소망하고, 함께 투쟁하고, 함께 찾고, 함께 증언한다는 것인가? 지옥으로 가는 길에 대해, 지옥의 화로가 얼마나 뜨거운지에 관해 ...?

‘미국복음주의협회’(NAE)의 임원이었던 케빈 매노이아는 자신이 오순절 은사주의 교회들과 비은사주의 교회들 간의 일치를 위한 다리를 놓기를 원한다고 말하였다. 그리고 개혁교회에서 이단으로 간주하는 죤 윔버(John Wimber)의 빈야드 운동을 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1993년, 미국 오순절 교회의 잡지 <카리스마>는 오순절 은사주의 교회들이 ‘미국복음주의협회’(NAE)의 약 51퍼센트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보고서는 80퍼센트 정도가 은사주의 교회들이라고 말했다. ‘미국복음주의협회’(NAE)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 WEA가 과연 건강한 기독교 단체일 수 있을까? 이런 의문을 가지지 않는다는 것이 너무 이상한 일이 아닌가?

기사는 다음과 같은 보수적 복음주의자들이 예장 합동이 WEA와 교류해야 한다고 강력하고 권고했다고 했다.

“김상복 목사(전 WEA 국제이사회 의장), 김명혁 목사(전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 강승삼 목사(전 세계선교협의회 사무총장), 박명수 교수(전 한국교회사학회 회장), 성남용 교수(총신대 목회전문대학원), 이승구 교수(한국복음주의신학회 회장), 이은선 교수(한국개혁신학회 회장), 박용규 교수(전 한국복음주의역사신학회 회장) 등은 11일 오후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입장을 발표했다.”
 

앞에 나오는 몇 사람들의 신앙 노선에 대해 간략하게 말해보기도 한다.

1) 김상복 목사(전 WEA 국제이사회 의장)

어떤 분이 쓰신 글을 보니 김상복 목사는 은사주의와 종교일치 운동을 촉진하는 요소가 강한 ‘프라미스 키퍼스 운동’, ‘알파코스’ ‘G-12’를 한국 교회에게 보급하였다고 한다.

2) 김명혁 목사(전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

위키피디아에 소개된 김명혁 목사에 대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한국교회의 대표적인 보수파 신학자의 한 사람으로 활동해 왔으나, 평생동안 견지해 온 기존의 개혁주의 신학노선과는 달리, 제10차 세계교회협의회(WCC) 한국총회 준비위원회 위원에 참여하여 WCC의 조직과 신학 노선을 적극 옹호하는 등 역사적 정통 개혁주의에서 이탈하여 보편적(대중적) 복음주의 노선으로 전환한 대표적인 한국교회 인물 중 한 사람이다.”

박용규 교수는 지금도 예언 등이 있고, 믿는 자들에게 성령세례(기름부음)이 또 있고, 부흥은 그것이 반복되는 것이라는 은사주의 신학을 주장하고, 이승구 교수는 그리스도께서 율법을 지켜서 자기 자신의 구원에 필요한 의를 먼저 획득했고, 그렇게 획득한 의를 믿는 자에게 전가하여 천국에 갈 자격을 신자들에게 주셨다는 신성모독적인 교리를 주장한다. 그것이 정통교회가 가르친 정통 신앙이라고 주장한다.

예장 합동이 WEA와 적극적으로 교류해야 한다고 권면하는 보수적 복음주의자들의 신앙의정체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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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철 목사는 2004년부터 현재까지 미국 미시간 주 ‘앤아버 반석장로교회’의 담임목사이고 거짓 신학의 ‘견고한 진’(고후10:4)을 무너뜨리기 위해 시작된 신학신문 <바른믿음>의 대표이다.
총신대학(B.A 졸업), 총신대학 신학대학원(M.Div Eqiuv.졸업), 아세아연합신학대학 대학원(Th.M 졸업), Liberty Theological Seminary(S.T.M 졸업), Fuller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Puritan Reformed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Liberty Theological Seminary(D.Min 수학), 남아공신학대학원(South African Theological Seminary, Ph.D)에서 연구하였고, 현재 University of Pretoria(Ph.D)에서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는 「신사도 운동에 빠진 교회」, 「제3의 물결에 빠진 교회」, 「가짜 성령세례에 빠진 교회」, 「피터 와그너의 신사도운동 Story」, 「한 눈에 들어오는 청교도 개혁운동」, 「능동적 순종에 빠진 교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