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주신 권경철 박사의 논문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과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17세기 정통주의 신학의 문맥에서”를 읽어보았습니다. 논문의 전문이 아니고 일부라서 그 박사님의 연구와 주장이 무엇을 말하는지 파악하는데 약간 어려움이 있기는 했습니다. 그러나 별 의미없는 연구물이라는 결론을 내리는 데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지금 한국 교회에서 논쟁 거리가 되고 있는 것은 합신의 김병훈 교수가 주장하여 이단시비를 받고 있는 ‘그리스도의 율법준수 칭의 복음’의 성경적 근거를 규명하는 것입니다. 그것을 다른 말로 그리스도의 능동순종-수동순종이라고 하는데, 쉽게 말하면 그리스도가 십자가로 죄 사함을, 그리고 율법준수로 칭의를 주시었다는 이단사상입니다.

이런 주장은 성경에서 전혀 근거를 찾을 수 없고, 17세기 영국 청교도들의 이런 주장이 있기 전에는 전혀 나오지 않았던 생소한 이론이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 연구를 한다면, 마땅히 다음과 같은 연구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1) 성경 어디에서 김병훈 교수 등이 주장하고, 과거 청교도들이 주장했던 ‘그리스도의 율법준수 칭의복음’의 근거를 찾을 수 있는가?

2) 기독교 신앙의 핵심을 체계화시켜 신적권위를 가지는 공교회가 결정한 교리들과 신학 작업들, 그리고 교부들의 신학 저술들 속에서 ‘그리스도의 율법준수 칭의복음’이 어떻게 다루어졌는가?

3) 성경에서도 근거를 찾을 수 없고, 교부들과 공교회가 체계화시킨 교리들 속에서도 ‘그리스도의 율법준수 칭의복음’에 대한 단서를 찾을 수 없다면, 그 다음에는 칼빈과 종교개혁자들의 신학 속에서 이 문제에 대한 단서를 찾아야 하는데, 그들은 무엇이라고 말하고 있는가?

이러한 기이드라인 안에서 그리스도의 율법준수 칭의복음의 정당성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져야 했습니다. 그런데 권경철 박사는 과연 신학훈련을 받은 사람인지 의심이 될 정도로 형편없고 기대 이하의 논문을 쓴 것으로 보입니다. 최소한 제가 볼 수 있는 내용을 통해 보자면 그렇다는 것입니다. 권경철 박사의 논문의 요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서철원의 주장은 이러하고, 정이철의 주장은 이러하다. 특히 정이철은 그리스도의 율법준수 칭의복음이라는 이단사상은 칭의 교리를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나타난 사색의 산물인 능동적 순종의 교리는, 행위언약의 교리와 함께 폐기되어야 한다라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

2) 서철원-정이철의 주장은 피스카토르 ... 일부 코케이우스주의자 등과 유사한 내용이기도 하다.

3) 많은 학자들이 약간의 교리적인 이견을 보이기는 했으나 그리스도의 율법준수 칭의복음(능동적 순종)에 대해 공통적인 찬성 의견을 내곤 했다.

4) 퍼킨스(William Perkins)는 피스카토르가 주장하던 바에 대해서 알고 있었으면서도 (자기 제자인) 베즈의 뒤를 따라 능동적 순종 교리를 긍정했다.

5) 웨스트민스터 신학자들의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에 대한 논의와 17세기 유럽대륙 정통주의 신학자들의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에 대해 논한 내용 사이에 특별한 차이점을 찾을 수 없다.
 

이게 무슨 의미있는 연구라고 이런 논문을 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전에 신학자들이 어쨌다! 저쨌다! ... 그런 소리를 무한 반복하는 것이 신학박사들의 취미이고 잡기일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그리스도의 율법준수 칭의복음에 대한 성경의 근거를 찾는 것입니다. 성경의 근거에 대해서는 신기하게도 단 한 줄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17세기 영국과 대륙의 신학자들의 신학이 성경의 통치를 받지 않았다는 사실도 드러내지 못했을 뿐아니라, 대륙과 영국의 학자들이 동일하게 능동순종 거짓신학에 사로잡혔던 원인도 제대로 밝히를 못했습니다.

이미 많은 학자들이 칼빈의 종교개혁 신학을 바르게 배우지 못한 베자가 어떤 루터파 신학자의 책에서 배운 잘못된 그리스도의 능동순종 개념을 자신의 신학으로 취하였고, 퍼킨스가 베자의 신학을 배워 영국에 소개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래서 나중의 영국의 웨스터민스터 신학자들과 대륙의 신학자들이 비슷하게 능동순종 거짓 신학을 추종하게 된 것인데, 그것도 제대로 말하지를 못했습니다.  

이전 신학자들이 성경에서 벗어난 작업을 했다면, 영원히 되돌리지 못하게 만드는 신학교육을 받고 박사가 된 분들의 진목면이 여실하게 드러났습니다. 참 한심합니다. 젊은 학자들이 이 모양이면, 앞으로 한국 교회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요?

신학자들 천명이 각각 천개의 논문을 써서 그리스도 율법준수 칭의복음이 성경적이라고 주장할지라도, 정작 성경은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속량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은혜로 값없이 의롭다 하심을 얻은 자 되었느니라”(롬 3:24)

“그가 우리를 대신하여 자신을 주심은 모든 불법에서 우리를 속량하시고 우리를 깨끗하게 하사 선한 일을 열심히 하는 자기 백성이 되게 하려 하심이라”(딛 2:14)

“우리가 그 피를 인하여 의롭다 하심을 얻었은즉 더욱 그로 말미암아 진노하심에서 구원을 얻을 것이니”(롬 5:9)

“하나님이 죄를 알지도 못하신 이를 우리를 대신하여 죄로 삼으신 것은 우리로 하여금 그 안에서 하나님의 의가 되게 하려 하심이라.”(고후 5:21)

“그가 우리를 대신하여 자신을 주심은 모든 불법에서 우리를 속량하시고 우리를 깨끗하게 하사 선한 일을 열심히 하는 자기 백성이 되게 하려 하심이라.”(딛 2:14)

“예수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와서 우리에게 지혜와 의로움과 거룩함과 구원함이 되셨으니”(고전 1:30)

성경은 그리스도의 속죄사역으로 인한 죄 사함이 곧 칭의라고 합니다. 성경은 믿음으로 얻는 죄 사함과 죄 사함으로인해 저절로 얻어지는 칭의의 복음만 말하지, 결코 별도의 그리스도의 율법준수 칭의복음을 말하지 않습니다. 정말 답답합니다. 교회를 다스리고 통치하는 것이 신학자들의 말입니까? 17세기 신학자들에게는 성경이 없었습니까? 교회 죽이는 박사들의 고급스러운 말 장난들, 정말 화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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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철 목사는 2004년부터 현재까지 미국 미시간 주 ‘앤아버 반석장로교회’의 담임목사이고 거짓 신학의 ‘견고한 진’(고후10:4)을 무너뜨리기 위해 시작된 신학신문 <바른믿음>의 대표이다.
총신대학(B.A 졸업), 총신대학 신학대학원(M.Div Eqiuv.졸업), 아세아연합신학대학 대학원(Th.M 졸업), Liberty Theological Seminary(S.T.M 졸업), Fuller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Puritan Reformed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Liberty Theological Seminary(D.Min 수학), 남아공신학대학원(South African Theological Seminary, Ph.D)에서 연구하였고, 현재 University of Pretoria(Ph.D)에서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는 「신사도 운동에 빠진 교회」, 「제3의 물결에 빠진 교회」, 「가짜 성령세례에 빠진 교회」, 「피터 와그너의 신사도운동 Story」, 「한 눈에 들어오는 청교도 개혁운동」, 「능동적 순종에 빠진 교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