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합동이 합신의 김병훈 교수님과 노승수 목사의 능동순종 사상이 성경적 근거를 가지지 못하는 이단적인 사상이라고 결론을 내렸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능동순종 사상을 이전부터 가르쳤던 한 목사님은 그것은 단지 김병훈과 노승수 목사의 능동순종 사상이 비성경적이라는 의미일 뿐이라고 합니다. 청교도 신학의 능동순종 교리가 비성경적이라고는 것이 아니고 김병훈, 노승수 목사의 능동순종 사상이 비성경적이라고 합동이 결론을 내렸다고 합니다.

노승수 목사가 “예수님이 율법을 지켜서 자기를 구원했다”라는 내용의 말을 했고, 김병훈 교수는 “그리스도께서도 율법을 지키지 않았으면 자기의 영생의 권리를 얻지 못했을 것이다”라는 내용을 주장했으므로 그것이 문제가 되었다고 합니다. 합동 이대위가 청교도 신학의 능동순종 교리, 웨스트민스터에도 나오는 청교도 능동순종 교리를 비성경적이라고 지적한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다른 서양의 청교도들은 "그리스도가 율법을 지켜서 구원을 얻었다" 또는 "그리스도가 율법을 지키지 않았다면 자기의 영생의 자격도 얻지 못했을 것이다"라는 말을 결코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 사례가 있다면 찾아서 알려주라고 했습니다. 제 생각에는 꼬리 자르기 같은데 목사님은 어떻게 보세요? 그리고 정말 웨스트민스터에 정말 능동순종 교리가 나왔습니까?
 

답변>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에는 능동순종을 지지하는 내용이 나오지 않습니다. 그것에 대해서는 다음에 설명하겠습니다.

합신의 노승수 목사와 김병훈 교수님께서 더 심각한 말을 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두 분이 정통 청교도 신앙의 계승자라고 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두 분은 누가 뭐래도 성경에서 벗어난 것을 가르친 정통 청교도 신앙의 계승자들입니다.

이 모든 일의 시작은 윌리엄 퍼킨스(William Perkins, 1558-1602)라고 하는 잉글랜드의 국교회 목회자 청교도였습니다. 그 사람이 무슨 일을 했었는지에 대해서는 저의 책 <한 눈에 들어오는 청교도 개혁운동>을 보시기 바랍니다. 그 사람이 우리에게 <황금사슬>이라고 알려진 라틴어 책을 1590년에 출판했고 이후 1591년, 1592년에 증보판들이 발간되었습니다.

몇 년도 판에 있는 내용인지 모르겠으나, 태초의 아담에게 영생도 없었고 하나님의 자녀도 아니었다는 주장이 들어있었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율법을 완전하게 지키면 영생도 주시고 자기 자녀로 삼겠다는 행위언약이 아담과 하나님 사이에 있었다고 했습니다. 성경이 가르치는 내용이 아닌 일종의 소설이었습니다.

그러면 하나님이 어차피 죽을 사람인 아담이 영생을 얻지 못했다고 진노하실 이유가 없고, 훗날 그리스도가 아담 대신 죽어 그를 살리실 이유도 없습니다. 퍼킨스가 심각한 이단사상을 전파한 것입니다. 문론 그 이전에 그런 사상의 기반이 되는 내용들을 여러 사람들이 조금씩 진전시켰으나 완전하게 조직화하여 사상과 신학으로 만든 사람은 퍼킨스였습니다. 퍼킨스는 다음과 같이 이단사상을 주장했습니다.

“행위언약은 완전한 순종을 조건으로 만들어진 언약이고 ... 그 조건은 율법을 완성하는 자들에게는 영생이고, 율법을 범하는 자들에게는 영원한 죽음이다. 십계명은 율법의 축소판이요 행위언약이다.” (William Perkins, "A Golden Chain:..." The Works, vol 1, 32. 원종천, <청교도 언약사상: 개혁운동의 힘>, 48에서 재인용)

흥미로운 사실은 한국의 평신도 99%가 이런 이상한 내용을 믿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한국의 평신도들 가운데 창조 당시 아담이 하나님 자녀가 아니었고 영생도 없었다고 믿는 사람이 있는지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신학을 잘 안다는 청교도들과 후대의 청교도주의자들은 이런 이상한 것을 믿습니다.

원종천 박사님이 보신 퍼킨스의 영어 책이 몇 년도 라틴어 판 번역인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한국어로 번역된 <황금사슬>(김지훈 역, 킹덤북스)은 1591년 라틴어 판 영어 번역인데, 위의 내용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퍼킨스의 이단사상이 1640년대에 작성된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속에 똑 같은 내용이 들어가 있다는 것입니다. 비교해 보시기 바랍니다.

“2. 행위 언약: 사람과 맺으신 첫 언약은 행위 언약이었는데, 거기에서 완전한 개인적 순종을 조건으로 아담과 그 안에서 그의 후손들에게 생명이 약속되었다.”(웨선서 7:2)

1590년대 초에 발간된 퍼킨스라는 청교도의 책으로부터 아담에 대한 이단사상이 출현하였고, 이후 50년 동안 잉글랜드 청교도들과 스코틀랜드의 장로교회 신학자들에게 전파되었습니다. 그래서 웨신서에 이런 사상이 들어갔습니다. 행위언약 개념이 우리 장로교회의 원조인 스코틀랜드 언약도들의 신앙이었다고 우기는 현상도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퍼킨스의 이단사상에 장로교회의 원조인 스코틀랜드의 신학자들도 물들었던 것입니다.

능동순종 교리와 회심준비론 목회는 행위언약의 부산물들입니다. 정말 아담이 행위언약의 율법을 지키지 못하여 죽었다면, 하나님이 어떤 방식으로 우리에게 구원을 주시어야 하나요? 아담이 지키지 못한 율법을 시원하게 잘 지키시는 방식 안에서 우리를 천국에 가게 하시는 것입니다.

두번째 아담으로 오신 그리스도께서 아담 대신 율법을 완전하게 지키시어 의롭다하심을 얻은 후 믿는 우리에게 전가하신다는 것이 능동순종 교리, 즉 청교도 신학의의 구원론입니다. 아담이 율법을 못지켜서 죽어야만 했다는 행위언약이 없었다면 이런 구원론이 나올 수가 없습니다.

신학은 하루 아침에 다 발전되는 것이 아닙니다. 퍼킨스가 능동순종 교리까지 진전시키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퍼킨스는 행위언약과 우리가 회개하고 그리스도를 믿으면 그리스도의 의가 우리에게 전가되어 구원을 얻게 되는 은혜언약만 이야기 했습니다. 그리스도가 율법을 지켜서 얻은 의가 우리에게 전가되는 원리, 즉 그리스도의 능동순종에 대해서는 퍼킨스 이후의 청교도들이 자세하게 발전시켰습니다. 그러므로 누가 “퍼킨스가 언제 능동순종에 대해 처음으로 말했는지 정이철 근거를 대라고 하세요?”라고 하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어렵습니다. 퍼킨스가 직접 능동순종 교리를 발전시켰다는 증거는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퍼킨스 이후 그의 신학을 추종했던 거의 모든 청교들이 능동순종을 믿고 가르쳤습니다. 이비드 클락슨(David Clarkson, 1622-1686), 토마스 왓슨(Thomas Watson, 1620-1686), 리처드 십스(Richard Sibbs, 1577-1635), 토마스 브룩스(Thomas Brooks, 1608-1680), 존 번연(John Bunyan, 1628-1688), 토마스 굿윈(Thomas Goodwin, 1600-1676), 오바댜 그류(Obadiah Grew, 1607-1689), 로버트 트레일(Robert Trail, 1642-1716), 랄프 로빈슨(Ralph Robinson, 1614-1655), 존 오웬(John Owen, 1616-1683) 등의 거의 모든 청교도들에게서 능동순종 사상이 나타났습니다.

이들의 핵심은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단지 우리를 지옥에서 건질 뿐이고, 영원한 천국 영생을 누리기 위해서는 십자가 외에 다른 무엇이 더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스도가 모세의 율법 준수를 통해 얻으신 의로움이 바로 그것이라고 했습니다. 오직 그리스도의 십자가만을 의지하였던 사도들의 신앙과는 다른 내용의 복음을 만들었던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능동순종 교리의 핵심인데, 성경이 말하지 않는 것을 더 하여 믿는 이런 것을 이단사상이라고 합니다. 영원히 저주 받을 이단사상입니다.

그러면 노승수 목사와 김병훈 교수의 “그리스도가 율법을 준수하여 자기의 영생을 얻었다” 또는 “그리스도가 율법준수에 실패했다면 자기의 영생의 자격도 얻지 못했을 것이다”라는 주장과 청교도들의 사상의 관계를 설명해 보겠습니다.

영생이 없었던 태초의 아담을 영원히 완전하게 죽게 만든 행위언약을 대신 완성하시기 위해 그리스도가 성육신하여 오셨다는 이단사상을 믿으면 누구나 그런 말을 하게 됩니다. 거기까지 생각해 보고 입 밖으로 말을 내었느냐? 또는 거지까지 생각해 보지는 않았고 입 밖으로 그런 말을 내지도 않았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이론상으로 아담의 자리에서 율법준수에 성공하셔야 할 그리스도께서도 영생이 없는 아담을 영구히 더 죽게 만든 행위언약을 성공시키지 못하면 아담처럼 죽는 것이 맞습니다. 이론상으로 그렇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율법을 지키지 못하여 실패한 아담의 자리로 오셨기 때문입니다. 제 말이 아니고 청교도들의 이론에서 그렇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헤브급 복서가 소년부 복싱 경기에 출전한 것처럼, 능히 율법을 지킬 수 있는 그리스도가 영생을 놓고 싸우는 링 위에 오르셨으므로 율법을 완전하게 지키시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그리하여 그리스도가 영생의 자격을 얻는 것은 당연하게 예상되는 일입니다. 그들의 이론이 그렇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청교도들은 “그리스도가 율법을 지켜서 자기의 영생을 얻었다!” 또는 “그리스도께서 율법을 완전하게 지키지 못했으면 자기의 영생의 권리(자격)도 얻지 못했을 것이다!”라는 불필요한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그리스도가 우리를 대신하여 율법준수하심으로 얻의신 의가 우리에게 전가되어 영생을 주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은 노승수, 김병훈 교수님은 그런 말까지 하신 것입니다. 문론 그 분들도 그리스도께서 실패할 가능성은 0.000000%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아셨습니다.

결코 그 두 분이 청교도 능동순종 교리를 더 왜곡했다고 비판할 일이 아닙니다. 그 두 분은 청교도 능동순종 교리에 대해 매우 정통하신 정통 청교도주의자들이니다. 합신의 이승구 교수님도 “그 이론에 의하면 그렇다면 겁니다”라고 동조하셨습니다. 서철원 박사님께서도 이미 능동순종 주장은 결국 그리스도를 죄인으로 만드는 이론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리스도는 자기의 의를 얻기 위해 율법준수를 이루신 것이 아니다. 의는 생존권을 뜻하는데 그리스도가 율법을 다 지켜서 의를 획득했다고 하면 그를 죄인으로 만드는 것과 같다도덕적 칭의는 의롭다 함을 받는 자격을 갖추어서 의를 획득하는 것이다. 곧 고행과 선행을 행하여 의롭게 되어 의를 전가하는 것이다. 이것은 율법준수로 의를 획득하는 것과 본질적으로 같다. 이런 일은 결코 행할 수 없는 일이다."(구원론, 115)

노승수, 김병훈 교수님만 잘못되었다고 하는 것은 약사빠른 꼬리자르기입니다. 오직 십자가만을 의지하라는 성경의 가르침과 다른 이단사상, 즉 그리스도가 십자가로는 죄용서를 주었고, 모세의 율법준수를 통해 천국 영생의 자격, 의를 얻어 전가하여 주셨다는 다른 복음과 거짓 신학을 가르친 청교도들에게 근본적이 문제가 있었던 것입니다.

노승수, 김병훈 교수님만 나쁘다고 하면 안 됩니다. 그 분들은 단지 적극적으로 동조하고 앞장서 전파한 또 다른 모양의 피해자들입니다. 그 분들의 능동순종 주장만 특이한 이단사상이라고 하는 것은 그 둘만 죽게 하고 나머지 청교도주의자들이 살아보겠다는 꼬리자르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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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철 목사는 2004년부터 현재까지 미국 미시간 주 ‘앤아버 반석장로교회’의 담임목사이고 거짓 신학의 ‘견고한 진’(고후10:4)을 무너뜨리기 위해 시작된 신학신문 <바른믿음>의 대표이다.
총신대학(B.A 졸업), 총신대학 신학대학원(M.Div Eqiuv.졸업), 아세아연합신학대학 대학원(Th.M 졸업), Liberty Theological Seminary(S.T.M 졸업), Fuller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Puritan Reformed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Liberty Theological Seminary(D.Min 수학), 남아공신학대학원(South African Theological Seminary, Ph.D)에서 연구하였고, 현재 University of Pretoria(Ph.D)에서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는 「신사도 운동에 빠진 교회」, 「제3의 물결에 빠진 교회」, 「가짜 성령세례에 빠진 교회」, 「피터 와그너의 신사도운동 Story」, 「한 눈에 들어오는 청교도 개혁운동」, 「능동적 순종에 빠진 교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