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신자들의 신앙을 빙자한 사회-정치적 관심과 행동주의는 다음 몇 가지 점에서 옳지 않다.

첫째, 사회적 관심과 예수 그리스도를 고백하는 것은 별개 문제이다. 사회적 관심과 행동이 그리스도인의 영적 생활의 척도가 되지 않는다. 그것은 그리스도인의 생활의 여러 부분 중의 하나에 불과하다.

둘째, 가난과 경제적 불평등은 사회의 근본 문제가 아니다. 사회의 근본 문제는 단지 물질적인 것이나 자본주의적 사회 구조 같은 외적인 것이 아니다. 사회의 근본 문제는 그보다 더 깊은 곳에 있다. 사회의 근본 문제는 사람들의 마음이 하나님을 떠나 있고 하나님의 뜻을 대적하고 있는 죄악된 상태에 있다.

셋째, 가난은 항상 사회 구조 때문에 오는 것이 아니다. 게으르고 낭비하는 자가 가난해지는 경우도 많다. 잠언 6:10-11, “좀더 자자, 좀더 졸자, 손을 모으고 좀더 눕자 하면, 네 빈궁이 강도같이 오며.” 잠언 10:4, “손을 게으르게 놀리는 자는 가난하게 되고.”

넷째, 가난한 자들에게 무조건 우월권을 주는 것은 정당치 못하다. 오히려, 성경은 가난한 자들을 두호하지 말라고 가르친다. 출애굽기 23:3, “가난한 자의 송사라고 편벽되이 두호하지 말지니라.” 레위기 19:15, “너희는 재판할 때에 . . . 가난한 자의 편을 들지 말며.”

다섯째, 이 땅에 공평하고 평화로운 사회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먼저 사람의 죄성이 제거되지 않고서는 이상적 사회는 불가능하다.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과 심판으로 세상에서 악인들이 다 제거되기 전까지 이상적 사회의 건설은 사실상 불가능한 꿈에 불과하다.

여섯째, 오늘날 공산주의 사회에서의 인간의 자유, 특히 종교적 자유의 박탈과 탄압은 자본주의 사회의 경제적 불평등의 문제보다 더 큰 사회적 문제이다. 또 그리스도인들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공산주의 혁명과 같은 폭력적 행위를 인정할 수 없다.
 

그러면, 사회의 개선을 위한 그리스도인들의 대책은 무엇인가?

첫째로, 우리는 복음 전도를 통해 먼저 사람들의 마음을 변화시켜야 한다. 사회의 근본 문제는 인간의 죄악된 마음에 있다. 그러므로 사회의 진정한 개선은 단지 사회 구조의 개선이 아니고 인간 개조이어야 한다. 마음의 변화가 사회 구조의 변화보다 앞서야 참된 사회 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다. 그러므로 전도를 통한 영혼구원과 인격의 변화는 사회문제에 대한 기독교의 근본적 대답이다.

둘째로, 우리는 먼저 우리의 집과 교회를 모범적 사회로 만들어야 한다. 구원받은 자들의 모임을 모범적이게 만들지 못한 채 사회 개혁을 위해 활동하는 것은 주제 넘는 일이다. 교회가 이상적이게 되지 못한다면, 세속사회가 이상적이게 되기를 기대할 수 없다.

셋째로, 우리는 우리의 직업과 시민으로서의 의무의 수행을 통해 사회 정의의 실현과 사회 개선을 위해 힘써야 한다. 모든 그리스도인은 정치, 경제, 법률, 과학, 교육, 신문 방송, 예술 등 그의 직업의 모든 분야에서 모범적으로 활동함으로써 그가 책임 있는 윗사람일 경우에는 직접적으로 혹은 그가 아랫사람일 경우에는 간접적으로 다른 이들에게 선한 영향을 끼쳐야 할 것이다.

또 모든 그리스도인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다른 동료들을 겸손히 설득하며 그들의 양심에 호소함으로써 사회 정의 실현과 사회 개선을 위해 힘써야 한다. 또 우리는 시민으로서 우리의 사회가 허용하는 합법적 방법을 통해 점진적인 사회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다수의 사람들, 특히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의와 선을 바르게 이해하지 못할 때, 우리는 그들의 생활의 방식을 변화시키려고 물리적으로 강압해서는 안 될 것이다. 실상, 하나님을 모시지 않는 심령들에게 참되고 온전한 도덕적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우리는 인내하며 하나님의 긍휼과 은혜를 구할 것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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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성 목사는 연세대학교 철학과, 총신대학 신학연구원, 훼이스(Faith) 신학대학원(Th.M. in N.T. 미국 필라델피아), 밥 죤스(Bob Jones) 대학교 대학원 졸업(Ph.D. in Theology,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에서 공부했다. 계약신학대학원 대학교 교수를 역임하였고, 현재 합정동교회(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담임목사이다. 신구약 성경을 주석하여 인터넷(http://www.oldfaith.net/01exposit.htm)을 통해 보급하여 많은 목회자들이 견실한 설교를 준비할 수 있도록 큰 도움을 주면서도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겸손한 신학자이다. J. G. 메이천, 『신약개론』을 비롯하여 많은 10권 이상의 외국 신학자들의 좋은 저서들을 번역하여 한국 교회에 보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