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번째

(존경하는 김효남 교수님이 <총신원보> 279호(2022년 10월 18일, 화)에 올려서 합동의 장래를 짊어지고 있는 신대원 전도사님들을 가르치신 글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은 왜 성경적이며, 필연적인가?"를 자세히 읽으며 공부하는 중입니다. 오늘은 그 다섯 번째 글입니다. 부족한 종이 김효남 교수님의 오늘 기분을 상하게 했다면, 크게 용서를 바랍니다. 정이철 목사)
 

“문제는 아담이 이 율법, 혹은 하나님의 속성에서 비롯된 의무에 대해 알고 있었느냐는 것입니다. 성경은 그렇다고 대답합니다. 하나님께서 아담을 창조하실 때 부여하신 하나님의 형상 속에는 하나님에 대한 지식이 있었고, 하나님에 대한 지식은 필연적으로 그에게 율법을 알게 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비록 아담이 창조되었을 때, 하나님께서 명시적으로 언약을 제안하시는 않았지만, 하나님과 인간의 존재론적 차이와 하나님과 인간의 본성에 따라 일정한 명령 혹은 율법이 주어졌고, 인간에게는 그것을 따라야 하는 의무가 주어졌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 명령 혹은 율법을 어기게 되면, 인간에게는 필연적으로 하나님의 심판이 주어질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김효남 교수. 총신원보에 올린 글의 일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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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남 교수(우. 총신대원 역사신학)가 한 신학생과 함께하는 모습. 김효남 교수는 이미 많은 후학들을 길러낸 것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김효남 교수의 위의 진술은 웨신서(WCF)의 행위언약 개념, 즉 아담이 자기 마음에 기록된 십계명을 완전하게 지킴으로 영원한 생명을 스스로 획득해야 하고 또 하나님 백성의 자격을 얻었어야 했다는 비성경적인 아담 창조론을 지지하면서 부연설명하는 내용입니다. 이 점을 기억하고 읽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아담을 창조하실 때 부여하신 하나님의 형상 속에는 하나님에 대한 지식이 있었고, 하나님에 대한 지식은 필연적으로 그에게 율법을 알게 했을 것입니다” (김효남 교수).

김효남 교수는 아담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는 십계명(율법)이 아담에게 주어지는 통로가 아담 속에 있는 '하나님의 형상'이었다고 주장합니다. 바로 여기에 김효남 교수의 신학의 심각한 모순와 괴리가 있습니다. 아직 개혁신학에서 인간에게 있는 하나님의 형상에 대한 선명한 의견의 일치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인간의 하나님을 닮은 인격이 하나님의 형상의 핵심적인 개념으로 말해지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자기의 인격을 닮은 인격체로 아담을 창조하셨다는 것입니다. 아담의 육체가 하나님의 형상에 해당되는 가에 대한 논의도 개혁신학에서 해결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바빙크와 오시안더 등은 사람의 몸도 하나님의 형상에 해당된다고 보았으나, 칼빈과 서철원 박사 등은 하나님의 형상이 인간의 영혼에 자리한다고 봅니다. 

죄가 들어오기 전의 인간의 육체는 순전했으므로 영혼과 완전하게 연합되었고, 영혼의 속성과 육체의 성품이 조금도 갈등을 일으키지 않고 완전히 일치했으므로 성경은 첫 사람 아담이 ‘산 영’(고전 15:45)라고 말합니다. 이것은 죄를 범하기 이전의 아담은 육체를 가졌을지라도 지금 우리와 달리 육체가 영혼의 특성을 발현하는데 전혀 방해되지 않았습니다. 범죄 이전의 아담의 육체는 순정한 육체였으므로 그가 범죄하지 않는 한 육체와 영혼의 완전한 조화 안에서 영원히 사는 자로 창조되었음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김효남 교수는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었다고 진술하면서 동시에 하나님의 형상을 통해 인간이 얻어야 할 ‘영원한 생명’을 주는 십계명이 자연적으로 전달되었다는 모순적인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아담이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하나님을 섬기는 백성으로 창조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하나님을 섬기는 백성 아담도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 안에서 하나님처럼 영원히 살면서 하나님과 교제하는 인격체로 창조되었다는 사실이 함께 인정되어야 마땅합니다. 그것이 아담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었다는 사실의 의미입니다.

그런데 김효남 교수는 인간 속의 하나님의 형상의 의미를 왜곡합니다. 아담 속의 하나님의 형상과 아담의 영원한 생명을 분리시킵니다. 아담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었다는 사실의 의미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사실 하나는 하나님이 아담에게 창조된 모든 동식물들의 이름을 짓도록 했다는 것입니다.

“여호와 하나님이 흙으로 각종 들짐승과 공중의 각종 새를 지으시고 아담이 무엇이라고 부르나 보시려고 그것들을 그에게로 이끌어 가시니 아담이 각 생물을 부르는 것이 곧 그 이름이 되었더라” (창 2:19).

하나님께서 창조된지 얼마되지 않은 아담 앞으로 자신의 모든 피조물들을 불러내시면서 아담에게 이름을 지어서 그것들에게 부여하도록 했다는 것은 아담이 다른 피조물들과 달리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창조되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아담은 하나님의 친밀한 자녀였고, 피조세계를 하나님나라로 가꾸어가야 할 제사장, 선지자, 왕으로 창조된 자였기 때문입니다. 아담에게 하나님과 영원히 교제할 수 있는 생명과 인격을 주시지 않았다면, 하나님이 아담에게 이러한 사명을 맡겼을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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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철 목사 / 바른믿음 대표

 

김효남 교수의 아담이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창조되었고, 또한 하나님의 형상을 통해 아담이 스스로 노력하여 영원한 생명을 얻게하는 십계명이 주어졌다는 이론은 스스로 모순이며, 성경을 바르게 설명하지 못합니다.

“하나님과 인간의 존재론적 차이와 하나님과 인간의 본성에 따라 일정한 명령 혹은 율법이 주어졌고, 인간에게는 그것을 따라야 하는 의무가 주어졌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 명령 혹은 율법을 어기게 되면, 인간에게는 필연적으로 하나님의 심판이 주어질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김효남 교수).

김효남 교수의 이 말은 첫 아담이 자기 속의 하나님의 형상을 통해 알게 된 십계명을 완전하게 지키는 노력으로 자기의 유한한 생명을 극복하여 영원한 생명에 도달해야 한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게 되었느냐? 에 대한 설명입니다. 김효남 교수는 아담이 자연적으로 본성적으로 알게 되었다고 주장합니다. 하나님께서 자기를 찬송하는 자기의 백성을 가지기 위해 의지적으로 아담에게 어떤 말씀 또는 언약을 주신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이것은 굉장히 심각한 내용입니다. 첫째, 창세기에 나오는 선악과와 생명나무에 대한 심각한 왜곡입니다. 하나님께서 생명나무를 에덴동산에 세우셨을 때 분명히 그 나무의 의미를 아담에게 설명하셨을 것입니다. 특히 이 생명나무가 그리스도의 속죄사역으로 우리의 구원이 완성됨을 보여주는 요한계시록에까지 등장한다는 사실은 창세기의 생명나무는 하나님과 아담 사이의 '대화' 또는 하나님의 '명령' 또는 하나님의 일방적 '약속'이 있었다는 사실의 증거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분명히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면서 생명나무를 아담에게 소개하셨을 것입니다.

“나를 섬기는 내 백성으로 창조된 아담아! 네가 나를 즐거이 섬기면 영원히 너에게 주어진 이 복된 상태가 지속될 것이다. 네가 나를 사랑하고 섬기면 영원히 나의 사랑과 복이 너와 함께 할 것이다. 저 생명나무는 너에 대한 내 약속의 담보이다!”

또한 하나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면서 선악과를 아담에게 소개하셨을 것입니다.

“아담아! 네가 만일 나를 섬기는 것이 싫어지고 나를 떠나고 싶어지거든 언제든지 그리하거라! 저 선악과를 너와 나의 관계의 표식으로 삼도록 하자! 아담아! 네가 나를 떠나 살기를 원하고 더 이상 나를 섬기지 않기를 원하면, 저 선악과를 범함으로 너의 입장을 분명히 하거라! 네가 선악과를 범하는 순간 너의 나의 관계는 끝나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네가 선악과를 먹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네가 먹는 날에는 반드시 죽으리라’ (창 2:17)”.

태초에 아담과 하나님 사이에 이와 같은 상호의 인격에 기초하는 대화, 또는 명령, 또는 약정이 있었다는 사실은 성경 전체를 바르게 이해하기 위한 기초입니다. 그러나 김효남 교수는 아담이 하나님을 섬기지 않으면 멸망하고, 아담 속의 하나님의 형상을 통해 주어진 십계명을 지킴으로 아담에게 영생이 주어진다는 사실이 하나님과 아담의 존재론적 차이에 의해 자연적으로 본성적으로 아담에게 주어졌다고 합니다. 이것은 너무나도 비성경적인 이론입니다.
 

결 론>

그러면 우리는 태초의 아담과 하나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다고 이해하여야 할까요? 하나님이 자기의 형상을 따라 창조하신 아담의 인격을 지극히 존중하는 방식으로 '대화' 또는 '명령' 또는 '언약'을 만드셨다고 이해해야 옳습니다. 하나님께서 이미 자기 백성으로, 또한 자기를 닮은 지고의 인격과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자로 창조된 아담에게 서로의 인격에 기초하여 '약정' 혹은 '대화' 혹은 '언약'을 주고 받으신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

생명나무를 보이시면서 아담이 즐거이, 영원히 하나님 백성으로 살기를 기뻐하면 처음의 복과 은혜가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고 언약하셨고, 또한 선악과를 보이시면서 아담이 하나님을 섬기는 백성으로 살기를 그치고자 (선악과를 범하기로) 결단하고 결행하면, 그 즉시 하나님과 백성의 관계사 끝날 것이고 아담은 영원히 죽을 것이라고 엄히 경고하신 것입니다.

그러나 아담은 선악과를 범하면 오히려 하나님처럼 될 수 있다는 마귀의 망하게 하는 유혹의 말들을 더욱 신뢰했습니다. 그리고 담대하게 결행했습니다. 결국 하나님의 엄중한 경고대로 영원한 멸망에 처해지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사단의 유혹과 아담의 범죄로 인해 자기의 창조경륜이 무너지는 것을 기뻐하지 않으셨습니다. 죄로 죽어버린 자기 백성을 다시 찾아서 구원하시기로 작정하셨습니다 (눅 19:10). 자기의 처음의 목적을 이루시어 끝내 자기를 섬기는 백성들을 가지시고자 스스로 사람이 되어 아담의 범죄를 없었던 것처럼 회복하시는 방법으로 아담과 우리를 자기의 백성으로 회복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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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철 목사는 2004년부터 현재까지 미국 미시간 주 ‘앤아버 반석장로교회’의 담임목사이고 거짓 신학의 ‘견고한 진’(고후10:4)을 무너뜨리기 위해 시작된 신학신문 <바른믿음>의 대표이다.
총신대학(B.A 졸업), 총신대학 신학대학원(M.Div Eqiuv.졸업), 아세아연합신학대학 대학원(Th.M 졸업), Liberty Theological Seminary(S.T.M 졸업), Fuller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Puritan Reformed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Liberty Theological Seminary(D.Min 수학), 남아공신학대학원(South African Theological Seminary, Ph.D)에서 연구하였고, 현재 University of Pretoria(Ph.D)에서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는 「신사도 운동에 빠진 교회」, 「제3의 물결에 빠진 교회」, 「가짜 성령세례에 빠진 교회」, 「피터 와그너의 신사도운동 Story」, 「한 눈에 들어오는 청교도 개혁운동」, 「능동적 순종에 빠진 교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