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갱신이라는 표어와 영성수련은 맞지도 않아

'교회갱신을 위한 목회자협의회'라는 모임이 이전부터 활동하는 것을 종종 보았다. 약 20년 전에 옥한흠 목사님이 주도하여 만들었던 것으로 기억난다. 좀 규모도 있는 교회를 담임하는 합동 총회의 인지도 있는 목회자들이 모이는 모임이다. 이제 한국을 떠난지 15년이나 되었으므로, 교갱협이 한국교회의 갱신을 위해 그 동안 무슨 일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2015년 교갱협 모임이 대전의 새로남 교회(오정호 목사, 8월 17-20일)에서 있었다.

그런데 교갱협의 금년 모임에 대한 신문기사를 보고서 “이게 한국 교회의 현실이고, 여전히 소망은 없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교갱협이 8월 17-20일 동안 ‘제 20차 영성수련회’를 가졌다고 한다. 도대체 영성수련회라는 것이 무엇일까? 어떻게 영성을 수련한다는 것일까? 교갱협 목사님들이 모여서 나쁜 일을 벌이거나, 불건전한 일들을 했다고 의심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급속하게 세속화되고, 참 복음의 진리로부터 멀어져가는 한국교회를 ‘갱신’시키겠다고 모이신 저명한 목사님들이 하는 일치고는 좀 안타깝다.

지금 기독교의 진리를 심히 위협하는 심각한 것 중의 하나가 ‘영성운동’이라는 것을 교갱협 목사님들은 모르고 있을까? 요즘 ‘영성’이라는 말을 유행시키는 분들이 의도하는 모든 내용들은 이미 성경에 수천 번 나오는 ‘경건’이라는 말로 다 담아낼 수 있다. 그런데 굳이 뜻도 모르고 뭔 말인지도 모를 ‘영성’이라는 개념을 내세우고 좇아가야 할 이유가 있을까?

‘영성운동’의 내면에 매우 불건전한 은사주의와 치명적인 다원주의 성향이 흐르고 있다. 쉽게 간단하게 말해보겠다. ‘영성’이라는 말은 언제나 ‘침묵’이라는 말과 매우 가깝다. 두 단어는 여러 곳에서 거의 붙어다니면서 그곳에 ‘뭔가 대단한 것’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을 풍긴다.

‘침묵’이라는 말이 대두되는 가장 근원적인 원인은 인간의 내면에 '진리의 불꽃'이 처음부터 존재한다는 거짓된 철학과 사상 때문이다. 침묵을 진행하는 진짜 중요한 목적은 외부의 소음의 방해를 받지 않고 자신의 내면으로 들어가서 잠재되어있는 '내면의 빛'을 발견하려는 것이다. 그러면 구원이고 열반이다. 사도들 시대에 시작된 영지주의로부터 현대의 모든 다른 종교들은 '침묵'을 주된 무기로 삼는 영성수련으로 참된 자신을 만나고, 육체의 한계를 극복하여 영원으로 도약한다고 가르친다

 

명상의 영성

문제는 영성을 말하는 사람들의 사상의 배후를 들여다보면 거의 모두에게 이러한 이방 종교의 침묵수련 개념이 그 배경에 깔려있다는 것이다. 교묘하게 기독교의 기도의 옷을 입기는 했어도 침묵으로 자기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명상수련에 접목되어 있다. 한국에서 '침묵과 관련된 영성’을 유행시킨 대표적인 두 사람, 이동원 목사와 강준민 목사를 보자.

강준민 목사

강준민 목사는 영성 사상을 미국의 기도신학의 대가라고 잘못 알려진 리차드 포스터로부터 전수받았다. 그러면 리챠드 포스터의 영성 사상은 어디로부터 비롯되었을까? 리챠드 포스터의 영성 사상의 뿌리는 두 가지이다. 하나는 인간의 내면에 ‘신적인 요소’, ‘하나님의 것의 일부’, ‘신으로부터 주어진 불 꽂’이 존재한다고 믿는 퀘이커 신비주의이다. 퀘이커 교파는 인간에게 이미 존재하는 ‘내면의 빛’을 경험하기 위해, 인간을 하나님의 세계로 인도하는 ‘안내자’, ‘영’을 만나기 위해 말과 생각을 비우는 침묵을 중시한다.

리챠드 포스터의 사상의 또 다른 뿌리는 천주교 신부로서 '관상'에 심취했던 토마스 머튼이다. 토마스 머튼은 중세의 수도원들이 이방종교의 명상의 영향을 받아 발전시킨 관상기도가 천주교 내부에서 다시 관심을 받으면서 활발해지게 만든 사람이다. 토마스 머튼이 이러한 활동을 하게 된 것은 달라이라마와 교제하면서 티벳 불교의 명상에 심취하였고, 베트남의 선승 틱낫한 등과 교제하면서 동양 종교의 명상에 깊이 매료되었기 때문이다.

한국 교회에 ‘영성’이라는 말을 유행시킨 이동원 목사는 관상기도 운동에 심취하여 한국 교회에 그것을 퍼뜨리다가 심각한 이단시비 도마에 오르게 되었다. 결국 이단으로 낙인찍히기 전 스스로 관상기도 운동을 포기한다고 발표하였으나, 지금도 그것의 핵심인 '침묵'의 매력을 포기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동원 목사

중세의 수도원에서 기원된 관상기도는 기록된 계시의 말씀을 좇아 하나님의 뜻대로 살기위해 노력하는 그리스도인이 또렷하고 명료한 마음으로 하나님의 도우심을 요청하는 성경적인 기도가 아니다. 관상기도는 이방종교들의 중요한 수련방식인 침묵수련이 기독교의 기도의 옷을 입고 교회로 스며든 것이다. 결국 이동원 목사 자신도 알려진 것과는 달리 관상기도로 말미암아 오래 사역했던 교회에서도 명예롭게 은퇴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동원 목사는 미국의 ‘살렘 인스트튜트’(Shallem Institute)라는 곳에서 관상기도를 처음 접하였다고 말하였다. 그곳은 성공회에서 운영하는 일종의 영성수련장이다. 천주교의 신부, 불교의 승려, 기독교의 목사 등의 다양한 종교의 사람들이 그곳에서 명상의 영성을 체험하고 발전시킨다. 이동원, 강준민 목사 외에도 영성을 이야기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의 사상의 배후를 추적하면 인간의 내면에 이미 존재하는 신성에다 소망을 두고 진행하는 이방 종교들의 침묵과 명상의 줄기가 잡힌다.

영성이라는 용어와 사상의 뿌리와 실상은 이렇게 비성경적이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한국교회를 복음으로 갱신하겠다는 교갱협 목사님이 ‘영성수련회’라는 명칭으로 모이는 것일까?

 

귀신체험의 영성

‘영성’을 표방하는 또 다른 한쪽의 사람들에게서는 거짓된 성령과 짝하면서 사이비 성령의 거짓 이적을 일으킨다는 공통점이 보인다. 사이비 성령과 동행하면서 대단한 영성가로 행세하는 그들의 가장 흔하고도 효과적인 영성의 열매는 귀신이 일으키는 변태방언이다. 옹알거리는 변태방언 외에도 각종의 괴이한 현상을 동반하는 짝퉁 성령세례가 그들의 거짓 영성을 더욱 빛내주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금이빨 만들기, 팔 늘이기, 짝다리 교정, 쓰러뜨리기, 장풍 스타일의 임파테이션 ... 등도 그들의 영성의 최고봉들이다.

류영모 목사(일산, 한소망교회)

한국 교회에서 이런 귀신체험의 영성을 전파한 대표적인 사람을 들자면, 80년대에 알파코스라고 하는 사이비 성령운동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금이빨 이적을 유행시킨 일산의 한소망 교회의 류영모 목사이다. 금이빨 등의 현상은 하나님으로 위장하는 마귀와 연합하는 인간에게 나타나는 거짓 영성의 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일을 주도했던 류영모 목사도 영성이라는 말을 전파하는데 유력하게 공헌했다.

교갱협을 처음 시작한 사람은 서초동 사랑의 교회를 개척한 옥한흠 목사였고, 현재의 대표는 이건영 목사(인천제2교회)이며, 이사장은 김경원 목사(서현교회)이다. 교갱협은 개혁신학을 표방하는 합동 교단의 목회자들 중에서도 더 낫다는 분들로만 구성되었으므로, 속칭 ‘엘리트들의 모임’이라는 말도 나왔다. 그런데 이런 분들이 모여서 ‘영성수련회’을 했다고 하니, 과연 교회갱신이라는 말은 교갱협과 무슨 상관이 있을까? 이렇게 신학분별이 부족하면 앞으로 무엇을 하겠는가? 아마도 교갱협 목회자들 대부분이 '성경의 방언'과 '현대의 변태방언'의 차이가 뭔지도 모를 것 같다. 그러므로 교인들이 어디가서 귀신의 방언을 받고 와도 아무 말도 못할 것이고, 어쩌면 자신들도 진즉 귀신 방언에 포로되었지도 모르겠다. 지금까지 이렇게 성경과 멀어지면서 한국 교회는 점점 망했다. 

오늘 날 한국 교회가 수치와 망신의 흐름을 타고 있는 가장 중대한 요인은 성령이 역사하실 근거가 되는 올바른 성경 말씀이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말씀이 없어 성령이 역사하지 못했고, 대신 귀신이 교회에서 하나님 자리를 차지해버렸다. 한국 교회를 멸망으로 이끈 모든 교회들은 제자훈련 잘하는 교회들이다. 사랑의 교회, 온누리 교회, 제자교회 ... 제자훈련 잘한 교회들이 결국 다 무너졌다. 그 이유가 뭘까? 성경해석과 적용이 기껏해야 광야에서 예수님을 무너뜨리기 위해 ‘하나님 말씀’으로 도발했던 사탄의 수준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예수님의 관점이 아니라 말씀가지고 예수님께 도발하는 마귀의 수준에서 제자훈련이 진행되었다. 그래서 어떤 교회의 제자훈련도 사탄의 거짓 영성으로부터 교회를 지키는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제자훈련은 결국 마귀가 교회를 주무르도록 돕는 하나의 프로그램이었을 뿐이다. 그 이유는 신학적 분별력이 그곳에 없었기 때문이다. 제자훈련의 원조인 옥한흠 목사가 생전의 설교에서 현대의 방언을 사모하였나 하지못했고, 현대의 예언에 대해서도 수긍하는 말을 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그런 분의 성경해석과 적용의 수준에서 나오는 제자훈련이 마귀에게 무슨 위협이 되었겠는가?

그러니 옥한흠 목사도 여의도 순복음교회에 가서 조용기 목사를 높이고 그의 사역을 칭송하고, 그것도 모자라서 다음에 조용기 목사를 사랑의 교회에 초청하여 강단에 서게하는 한심한 짓을 했던 것이다. 오늘 날 가장 비싼 예수님의 황금무덤으로 전락해버린 서초동의 사랑의 교회가 꼭 오정현 목사 때문에 망했다고만 할 수는 없다. 누가 뭐래도 서초동 사랑의 교회는 옥한흠 목사의 제자훈련의 열매이다. 한국 교회가 망하는 것은 결국 목회자들에게 신학적 분별력이 부재하였기 때문이다. 합동 총회에서도 좀 더 낫다는 목회자들이 모인 교갱협인데,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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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철 목사는 2004년부터 현재까지 미국 미시간 주 ‘앤아버 반석장로교회’의 담임목사이고 거짓 신학의 ‘견고한 진’(고후10:4)을 무너뜨리기 위해 시작된 신학신문 <바른믿음>의 대표이다.
총신대학(B.A 졸업), 총신대학 신학대학원(M.Div Eqiuv.졸업), 아세아연합신학대학 대학원(Th.M 졸업), Liberty Theological Seminary(S.T.M 졸업), Fuller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Puritan Reformed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Liberty Theological Seminary(D.Min 수학), 남아공신학대학원(South African Theological Seminary, Ph.D)에서 연구하였고, 현재 University of Pretoria(Ph.D)에서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는 「신사도 운동에 빠진 교회」, 「제3의 물결에 빠진 교회」, 「가짜 성령세례에 빠진 교회」, 「피터 와그너의 신사도운동 Story」, 「한 눈에 들어오는 청교도 개혁운동」, 「능동적 순종에 빠진 교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