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그리스도는 도살자이기 전에 번제단없는 성전을 짓는 자!

미국 사람들이 교황을 열열하게 환영하는 모습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9월 23일 미국을 방문하여 6일 동안의 일정을 마치고 떠났다.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교황이 워싱톤에 도착할 때부터 그의 모든 미국 일정을 굉장한 정성으로 자세하게 소개했다. 이번 프란치스코 교황의 미국 방문은 미국의 영적인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크다. 

미국은 진정한 종교개혁을 추구하며 영국 성공회의 미온적인 천주교에 대한 자세에서 벗어나 성경적인 참 신앙을 실천하기 위해 작은 배 한척에 목숨을 맡기고 대서양을 건너온 청교도들의 신앙과 정신의 기초 위에 세워진 나라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지금 미국의 사회, 문화, 정치, 교육 등의 모든 영역에서 청교도 정신의 흔적은 사라졌다. 이제는 그 자취도 찾아보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물론 성탄절과 부활절은 여전히 미국 사람들에게 중요한 날이다. 그러나 기독교의 중요한 의미가 담긴 이런 날은 미국 사람들에게는 더 팔고, 사고, 먹고, 즐기는 날일 뿐이다. Christmas와 Easter라고 부르지도 않는다. ‘Happy Holiday’라고 그 명칭을 바꾸어 그냥 모든 사람들이 재미있게 보내는 날로 각색해 버렸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문으로 미국의 정신 줄기에 조금이라도 남아있는 종교개혁과 청교도 신앙의 흔적이 궤멸되는 ‘확인사실’이 일어난 느낌이 든다. 종교개혁의 유산이 지금도 미국의 마음에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교황이 왔다고 그렇게 온 나라의 언론들이 야단법썩을 떨지 않았을 것이다. 연방대법원이 동성간의 결혼을 합헌으로 결정한 2015년에 교황까지 때를 맞추어 와서 그간 줄기차게 진행된 미국의 심장 속에서 기독교 성을 제거하는 작업이 큰 결실을 맺는 것 같다. 성경을 등지고 영적인 타락과 배교의 암흑으로 달려가는 미국의 발걸음을 더욱 빨라지고 있다. 

그 동안 로마 천주교에게 미국은 녹녹한 나라가 아니었다. 종교개혁 정신으로 무장된 복음주의 교회들의 세력이 너무 막강하여 천주교의 작업은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1853년 미국을 방문했던 교황 피우스(Pius) 9세의 대리인은 목숨을 잃을 것 같은 두려움에 사로잡혀 밤중에 도망치듯이 미국을 떠나야 했다. 천주교 신자 대통령 존 F. 케네디는 당선되고(1960년) 난 후 영향력 있는 기독교 목사들에게 바티칸 측의 요구를 결코 수용하지 않을 것이고 약속할 정도였다.

영국 국교회를 중심으로 진행되던 종교개혁이 미온적이고 결코 만족할 수준에 이르지 못하자 용기있게 ‘바른믿음’을 외치다 결국 미지의 신대륙에서 성경적인 신앙을 마음껏 실천하기 위해 대서양을 건너 미국으로 온 청교도들의 신앙과 정신이 미국을 지탱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천주교와 역대 교황들은 자신들이 미국에서 환영받을 것을 기대하지 않았다. 

미국 대통령과 국무장관의 환영을 받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

그러나 모든 상황은 이전과 180도 달라졌다. 미국은 더 이상 종교개혁자들의 신앙을 추구하는 나라도 아니고, 세계 기독교를 대표하는 복음의 나라도 아니다. 그러므로 미국을 방문한 프라치스코 교황이 미국의 정치인들과 시민들과 심지어 목사들에게서도 굉장한 환영을 받는 ‘교황 마니아’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교황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박근혜 대통령이 공항에까지 직접 나가 영접하였던 것처럼,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도 공항에 직접 나가서 교황을 영접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교황에게 ‘Holy Father’(거룩한 아버지)라는 호칭을 사용하면 맞이했을 것이라는 사실은 의심할 필요가 없다.

이번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연방대법원판사들과 미국 정부의 각료들과 상.하원 의원들이 다 모인 하원 의사당에서 연설했다(24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입장할 때, 하원 의사당에 모인 모든 사람들이 일어서서 박수를 치면서 환영하고, 미국 사람답지 않게 어떤 의원은 고개를 숙이며 경의를 표시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리고 교황은 UN 총회장에도 연설했다(24일). 교황이 UN 총회장에서 연설한 것이 처음은 아니지만, 각국 정상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가장 먼저 연설하였다는 것은 매우 특별한 일이라고 한다.

천주교 교황의 인기와 위상은 계속 하늘로 치솟고 있다. 현재 교황 프란치스코가 세상 사람들에게 어떤 존재로 자리매김했는지, 세상에서 그가 어느 정도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지에 대해 우리는 매일 보면서도 정확하게 잘 보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이번에 교황이 미국에 방문하자, 한국의 한 언론은 교황에 대해서 다름과 같은 내용의 기사를 냈다.

“가난한 이들을 섬기는 것이 복음의 핵심이라고 외치는 교황! 노숙자들을 위해 성 베드로 광장에 샤워장을 설치하고 무슬림들의 발을 씻겨준 교황! 이혼자와 동성애자를 끌어안아야 한다고 말하고 환경문제, 사회정의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이는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3년 3월 선출된 이후 2년 여간 설파한 메시지가 세계 곳곳에 큰 울림을 낳으면서 그는 이제 단순히 한 종교의 수장이 아닌 세계의 지도자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교황이 전 세계 모든 곳에서 실질적으로 황제가 된 것이다. 세계를 이끄는 초강대국 미국의 대통령도 두 손을 모으고 알현하고 자발적으로 고개를 숙이게 만드는 교황은 세계의 종교황제이다. 하나님의 백성들은 이런 시대를 바르게 보아야 한다. 과연 예수 그리스도가 지금 이 땅에서 오신다고 사람들이 저렇게 잘 할까? 지금 이 땅에서 왕 노릇하는 자는 과연 누구일까? 예수 그리스도일까? 프란치스코 교황일까? 불신자들이 운영하는 한국의 한 언론의 기사에 그 답이 나와 있는 것 같다.

“그(프란치스코 교황)는 이제 단순히 한 종교의 수장이 아닌 세계의 지도자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예수 그리스도는 기독교 안에서만, 기독교 안에서도 참 성경적인 신앙을 가진 힘없고, 가난하고, 외로운 사람들에게서만 진정한 왕이다. 이것은 현실이다. 그러나 교황은 세상의 모든 종교를 초월하고, 무종교인들까지도 굴복하게 만들고 있는 왕이다. 온 세상 어디에 가든지 교황은 뜨거운 환영과 존경을 받는다. 이 사실을 바꾸어서 말하면 뭐가 되는것인가? 성경이 말하는 적그리스도가 바로 교황이라는 것이다. 일개 종교인이 예수 그리스도를 능가하는 명성과 인기를 누리며, 온 인류의 마음에 너무도 쉽게 희망과 소망을 주는 교황은 천사보다 멋있다. 이런 사람이 적그리스도가 아니라면, 성경적인 적그리스도는 어디에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겠는가. 

성경적 적그리스도는 북한의 김정은처럼 자기 맘에 안 드는 사람을 세우고 무지막지하게 고사포를 쏘아버리는 잔인무도한 학살자의 모습으로 오지 않는다. 그러면 세계의 마음을 훔칠수 없다. 성경적 적그리스도는 거짓 교회 안에서 광명의 천사의 모습으로 출현하여 결국 온 세상의 마음을 훔치는 자이다. 그는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는 대단한 성전을 짓는 자이지, 성전을 파괴하는 자가 아니다. 적그리스도는 온 인류의 마음을 사로잡는 위대한 하나님의 성전을 아주 번지르하게 짓는 초능력자이다.

그런데 그가 만드는 성전에는 피 흘리고 죽은 제물을 바치는 번제단이 없다. 하나님 백성의 죄를 사하기 위해 대신 피 흘리고 죽은 제물로 제사하는 번제단이 없는 성전은 하나님과는 무관한 성전이다. 그곳에 임하여 경배를 받는 신은 사탄이지, 결코 하나님이 아니다. 적그리스도는 예수 그리스도의 속죄의 피가 없는 거짓된 사탄의 성전을 짓는 자이다. 사람들이 그냥 무지막지하게 도살하는 자가 적그리스도일 것으로 생각하므로 그를 알지 못한다.  

번제단 없는 성전을 세우는 교황에게는 가난한 사람을 섬기는 것이 복음의 핵심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복음의 핵심은 죄인들을 위해 대신 피 흘리고 죽으신 번제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사죄의 은혜이다. 그래서 참 기독교에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피 묻은 십자가가 가장 중요하다. 예수 그리스도의 피를 통과하지 않으면 하나님이 거하시는 참 성전의 문은 결코 열리지 않는다. 예수 그리스도의 속죄의 피가 아니면 하나님과의 관계가 열리지 않는 것이 기독교의 복음이다.

그래서 속죄의 피를 모르면서 온 세계에 평화를 주는 교황이 성경적 적그리스도가 아닐 수 없다는 것이다. 하나님과의 복된 관계와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를 누리기 위해서 먼저 마땅히 영원히 죽어야 할 죄인의 운명이 선포되어야 한다. 그것없이 평화를 선전하는 자는 반드시 적그리스도이다. 지금 프란치스코 교황이 그런 일을 하고 있다. 하나님이 택하신 백성을 존귀히 여기며 복음으로 섬기라는 의미의 세족식을 이방 종교 백성의 냄새나는 발에 적용하는 교황이 적그리스도가 아닐 수가 있을까? 번제단을 없애버리고 성전을 짓는 그는 아무리 생각해도 적그리스도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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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철 목사는 2004년부터 현재까지 미국 미시간 주 ‘앤아버 반석장로교회’의 담임목사이고 거짓 신학의 ‘견고한 진’(고후10:4)을 무너뜨리기 위해 시작된 신학신문 <바른믿음>의 대표이다.
총신대학(B.A 졸업), 총신대학 신학대학원(M.Div Eqiuv.졸업), 아세아연합신학대학 대학원(Th.M 졸업), Liberty Theological Seminary(S.T.M 졸업), Fuller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Puritan Reformed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Liberty Theological Seminary(D.Min 수학), 남아공신학대학원(South African Theological Seminary, Ph.D)에서 연구하였고, 현재 University of Pretoria(Ph.D)에서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는 「신사도 운동에 빠진 교회」, 「제3의 물결에 빠진 교회」, 「가짜 성령세례에 빠진 교회」, 「피터 와그너의 신사도운동 Story」, 「한 눈에 들어오는 청교도 개혁운동」, 「능동적 순종에 빠진 교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