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호 목사

김동호 목사는 은퇴하면서 추한 모습을 보이는 일부 부자교회 목회자들을 향해 일침을 가하며 대단히 큰 결심을 했다는 듯, 큰 용기가 있는 사람인 듯 wordplay를 하며, 2016년 지난 8월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은퇴에 대한 단상을 남겼다. 그는 "깨끗이 반납해야 한다"며 사무실, 자동차, 카드 그리고 심지어 "보이지 않는 명예와 권력까지 반납해야 한다"라고 말하는 글을 내놓았다. 김동호 목사는 꽤나 신선해 보이고,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반향을 일으킬 수 있는 말을 하였다. 김동호 목사는 다가오는 자신의 은퇴에 대해서 이렇게 말하여 여러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도둑놈이 되기 싫다"

"은퇴는 반납(리턴)하는 것이다. 마치 내 것처럼 누리고 사용하였던 모든 것을 깨끗이 반납하고 자연인으로 그냥 성도로 돌아가는 것이다"

나는 그의 말을 읽으면서 마음이 좀 씁쓰름하고 혼란스러웠다. 왜냐하면 은퇴하면서 도둑질한다는 말을 들을 목사들이 그렇게 많다고 생각되지 않기 때문이다. 대체 대한민국에서 은퇴하면서 도둑질이라고 할 정도로 돈과 무엇을 챙겨가는 목회자가 얼마나 될까? 

나에게는 김동호 목사의 말이 일종의 자기 홍보로 보였다. 김동호 목사의 말은 부자교회에서 호화스럽게 목회를 하다가 은퇴를 맞이하는 일부 목사들에게나 해당되는 내용이다. 김동호 목사의 자신의 은퇴에 관한 말은 은퇴하면서 추한 모습을 보이는 일부 대형교회들의 부자 목회자들을 향해 일침을 가하는 용기있는 사람의 말처럼 보이기는 하나, 깊이 생각해 보면 말장난 같다.

“깨끗이 반납해야 한다. 사무실, 자동차, 카드 그리고 심지어 보이지 않는 명예와 권력까지 반납해야 한다”

“은퇴는 반납(리턴)하는 것이다. 마치 내 것처럼 누리고 사용하였던 모든 것을 깨끗이 반납하고 자연인으로 그냥 성도로 돌아가는 것이다”

은퇴에 관한 김동호 목사의 이러한 말은 대부분의 목회자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없고, 오히려 씁쓰름한 마음이 들게 만들뿐이다. 김동로 목사가 말한 그런 ‘반납할 것’들을 많이 가진 교회의 목사들은 한국교회의 지극히 일부에 해당하는 최상위 부자목사들이다. 그들은 대기업 사장이나 임원 못지 않게 살면서 목회하는 소위 소수의 귀족 목사들에게나 해당되는 내용들이다.

김동호 목사는 자신의 수준에서 대다수의 한국교회 목사들을 보는 것 같다. 김동호 목사는 자신과 같이 세상적으로도 성공한 목회를 하다 은퇴하는 목사들이 한국에 얼마나 되는지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사실상 한국교회 목회자들의 70% 이상에게는 김동호 목사가 말하는 ‘깨끗이 반납해야 할 것’들이 처음부터 없었다.

대부분의 목회자들에게는 반납해야 할 사무실, 자동차, 카드 등이 처음부터 있지도 않았다. 물론 반납해야할 명예와 권력은 더욱 더 관련이 없는 것이다. 교회 사이즈가 너무 작아서 그런 욕심을 부릴 수도 없고, 교회 사이즈와 무관하게 오직 복음의 소신을 가지고 아무 욕심도 없이 목회하는 이름없는 귀한 분들도 많다는 사실을 김동호 목사는 염두하지 못하는 것 같다.

교회에 다시 반납할 것도 없이 소박하게 목회하면서 사명을 감당하며 성실하게 살다가 은퇴하는 목회자들도 너무 많이 있다. 평소에 인간적인 욕심 없이 오롯이 ‘바른목회’ ‘바른말씀’ 선포에 집중하다가 은퇴를 맞이하는 많은 목사님들이 계시다. 그분들에게는 처음부터 은퇴비 등의 '챙기는 것' 때문에 ‘도둑놈’ 소리가 나올 일이 없다.

김동호 목사가 자신의 은퇴에 관하여 한 참신해 보이는 말들은 결국 자기 홍보일 뿐이다. 그 역시 그런 귀족 목회자들 중의 한 사람이라고 자랑하는 말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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