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할이 항상 나쁜 것은 아니다"(에이든토저)

언제 연합하며, 언제 분할할 것인가? 이 질문에 올바르게 답변하려면 솔로문의지혜가 필요하다. 어떤 사람들은 어림짐작으로 그 문제를 해결하여 ‘연합은 모두 선한 것이며 분열은 모두 나쁜 것이다.’라고 주장한다. 그것은 아주 쉬운 방법이다. 그러나 이처럼 전혀 노력함이 없이 그 문제를 다루는 것은 역사가 제공하는 교훈들을 무시하는 것이며, 인간이 살아갈 표준이 되는 심오한 영적 규례들을 간과하는 것이다.

만일 선한 서람들은 모두 연합에 찬성하며 악한 사람들은 모두 분열에 찬성한다면, 또는 그 반대가 된다면, 모든 일을 판정하기가 쉬울 것이다. 또는 만일 하나님께서는 연합하시며 마귀는 항상 분열한다면, 이 혼란하고 혼란스러운 세상에서 길을 발견하기가 쉬울 것이다.

그러나 현재 사태는 그렇지 못하다. 나눌 것을 나누며, 연합할 것을 연합하는 것은 지혜이다. 서로 유사한 것이 없는 요소들을 합하는 것은 (비록 그 일이 가능하다 해도) 결코 선한 일이 아니다. 서로 닮은 요소들을 자의적으로 분리하는 것도 역시 선한 일이 아니다. 이것은 정치적인 일이나 학문적인 일뿐만 아니라 도덕적이고 영적인 일에도 적용된다.

최초로 구분하신 분은 하나님이시다. 하나님은 세상을 창조하실 때에 빛과 어두움을 나누셨다. 이 구분은 하나님께서 은혜 안에서 자연계에서 행하시는 모든 조처들의 방향을 설정했다. 빛과 어두움은 서로 상반된다. 동일한 장소에 이 두 가지를 소유하려고 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므로 결국 빛도 소유하지 못하고 어두움도 소유하지 못하고 다만 희미함과 어두컴컴함을 소유할 뿐이다.

현제 인간 세상에는 뚜렷한 윤곽들이 거의 없다. 인류는 타락했으며, 죄는 혼돈을 가져왔다. 밀이 가라지와 함께 자라고, 양과 염소가 공존하며, 의인들의 농장과 불의한 사람들의 농장이 나란이 있으며, 술집 옆에 선교센터가 있다. 그러나 앞으로 양과 염소를 구분하며, 밀과 가라지를 나눌 때가 올 것이다. 하나님께서 다시 빛과 어두움을 나누실 것이며, 만물이 그 종류대로 대로 나누일 것이다. 가라지는 가라지와 함께 불에 던지 우고, 밀은 밀과 함께 곡간에 들일 것이다. 희미함은 안개처럼 걷히고 모든 윤곽이 드러날 것이다. 지옥은 항상 지옥으로 보일 거시며, 하늘나라는 신의 성품을 가진 모든 사람들의 본향으로서 드러날 것이다.

우리는 인내하며 그 때를 기다려야 한다. 그 동안에 우리 각 사람, 그리고 인간 사회 내에 있는 모든 교회에게는 다음과 같은 문제가 되풀이 된다. 우리는 무엇과 연합하며, 무엇으로 무엇으로부터 분리할 것인가? 여기에 등장하는 것은 공존의 문제가 아니라 연합과 협력의 문제이다. 밀이 가라지와 같은 밭에서 자란다고 해서 이 두 가지가 타화수분하는가? 양들이 염소들 근처에서 풀을 뜯어 먹는다고 해서 그것들이 이종교배를 하는가? 불의한 자들과 의인들이 같은 태양빛을 받고 같은 비를 받는다고 해서 그들이 도덕적인 심오한 차이를 망각하고 서로 결혼할 수 있는가?

이와 같은 질문에 대한 대답은 흔이 긍정이다. 그러나 그것은 연합을 위한 연합에 불과하지만, 인간들은 결국 형제가 될 것이다. 우리는 연합을 갈망하기 때문에 그것을 얻기 위해서라면 어떤 대가라도 치르려고 한다. 그것은 매우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천국과 지옥의 혼인을 축하하는 잔치를 준비하기 위해, 그리고 전혀 하나님의 말씀 안에 근거를 두지 않은 연합의 개념을 지원하기 위해 진리가 죽임을 당한다.

성령의 조명하심을 받는 교회는 결코 이런 일들을 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살고 이 타락한 세상에서 연합이란 것은 타협이라는 대가를 치르고 살 만큼 귀한 것이 아니다. 하나님께 대한 충성, 진리에 충실함, 선한 양심의 보존 등이 광산에서 캐낸 금강석이나 오빌의 금보다 더 귀한 보석이다. 사람들은 이러한 보석들을 얻기 위해 재산의 상실, 투옥, 심지어는 죽음까지도 감수한다.

최근에도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들은 그 보석을 얻으려고 은밀하게 완전한 헌신을 값으로 치르고 고요히, 세상에 알려지지 않고 칭송을 받지도 않은 채 죽어갔다. 그러나 그들은 하나님께는 알려졌으며, 아버지의 마음에 사랑하는 자가 되었다. 장차 모든 영혼의 비밀들을 밝히는 날이 오면, 이 사람들은 세상에 살았을 때 행한 일에 대한 보상을 받을 것이다. 이러한 사람들이야말로, 현대의 유행을 거역할 용기가 없으며 당분간 유행하고 있다는 이유 때문에 우애를 지껄이며 종교적으로 무의미한 연합을 추종하는 사람들보다 현명한 철학자들이다.

“나누고 정복하라.”는 것이 마키아벨리를 추종하는 정치 지도자들의 슬로건이다. 그러나 사단도 연합하고 정복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독재자가 한 국가를 정복하려면 반드시 그 국가를 통합해야 한다. 선동 정치가들은 국가적인 자존심에 호소하거나, 혹은 과거나 현재에 당한 부당한 일에 대한 복수의 필요성에 호소함으로써 민중을 자기에게로 모아들인다. 그렇게 되면 쉽게 군대를 통제하며 입법기관을 정복하며 완전히 통합할 수가 있지만, 그것은 임시 수용소나 포로 수용소의 통합일 뿐이다. 우리는 금세기에 이러한 일을 여러 차례 보았으며, 장차 지구상의 국가들이 적그리스도 밑에서 연합할 때 다시 한번 그 일을 목격할 것이다.

놀란 양들이 당황하여 절벽에서 달리기 시작할 때에, 각각의 양들은 전체 무리에게서 떨어져 나와야만 자신의 목숨을 구할 수 있다. 그런 때에는 완전한 연합은 모두의 완전한 멸망을 의미할 뿐이다. 지혜로운 양은 자신의 은신처를 찾기 위해서 양떼에서 이탈한다.

서로 닮은 것들의 연합과 서로 다른 것들의 분리에 힘이 있다. 아마도 오늘날 종교계에 필요한 것은 연합이 아니라 현명하고 담대한 분리일 수도 있다. 모든 사람이 평화를 원하고 있지만 그들이 원하는 것은 무력을 휘두른 뒤에 부흥이 따를 것이라는 식의 평화일 것이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바른믿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완숙 집사는 한국 교회의 신앙의 현장에서 개혁신학이 세워지기를 위해 깊이 헌신하고 있는 평신도이다. 개혁주의 신앙을 사랑하는 많은 목회자들이 모여서 신앙을 토론하는 인터넷 싸이트 “개혁주의 마을”을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다. 이화여대 및 이화여대교육대학원을 졸업했고, 아세아연합신학대학대학원(MA 졸업)과 총신대학원(기독교 교육 수학)에서 신학을 연구하였으며, 대구신학교(현 대신대학) 등에서 강사를 역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