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흥에 관한 로이드 존스의 이론 속에는 오늘 날의 불건전한 은사주의자들이 매우 좋아할 또 다른 내용도 있다. 로이드 존스는 부흥이 임하면 사람들에게서 특이한 신체적 반응과 현상들이 나타나기도 한다고 하였다. 거짓 영들이 많이 장난하는 성령운동가들이 지지하는 이상한 성령현상과 비슷한 내용의 말들을 로이드 존스도 이야기했다.

거짓된 성령운동가들은 쓰러지거나, 수면상태와 유사하게 정신을 잃는 등의 현상들이 성령이 강력하게 임재하심으로 나타나는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그런 일은 성경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현상들이다. 성령충만했던 사도들과 초대교회의 제자들의 사역에서 성령이 강력한 역사하심으로 인해 사람들의 몸이 떨리고, 쓰러지고, 정신을 잃는 등의 괴상한 신체적 반응이 나타났다는 말씀을 찾을 수가 없다.

이런 일들은 하나님의 복음을 왜곡하고 천하를 꾀는 마귀의 주술에 포로된 거짓된 성령운동가들을 통해 흔하게 나타나는 일들이다. 또한 힌두교의 접신현상인 쿤달리니와 일반 무속의 신내림과도 아주 유사하다. 즉, 다른 영들의 장난이 성령의 역사로 둔갑되어 기독교 속으로 들어온 것이라고 보아야 할 심각한 현상들인 것이다.

불행하게도 마귀의 주술에 포로된 불량한 은사주의자들이 성령이 강력하게 임하시면 특이한 신체적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는 로이드 존스의 글을 읽고서 더 힘을 얻었다. 왜냐하면 로이드 존스가 강력한 성령의 부흥이 임할 때 사람들에게 이해할 수 없는 방식의 신체적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고 자주 강조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로이드 존스는 눈에 보이는 특이한 현상들을 성령의 역사로 주장하는 것에 대해 강력하게 반박하고 책망하는 올바른 가르침을 동시에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부흥'에 관해서 이야기할 때에는 자신의 평소의 올바른 생각과 가르침을 스스로 붕괴시키는 말들을 했다. 이 점이 로이드 존스에 대해 이해하기 가장 어려운 점이다. 아마도 로이드 존스가 다시 점검해야 할 위험성이 많았던 웨일즈 부흥을 맹목적으로 추앙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성령의 부흥을 자신의 일반적인 신학 범주에 포함시키지 않고 특별한 영역으로 간주하였던 것이 로이드 존스의 실책이었던 것 같다. 

20세기 복음주의의 거장이고, 청교도 개혁신학자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쌓았던 로이드 존스가 성령의 역사를 특이한 신체적 현상들과 결부시키는 이론을 전개했다는 것은 성경적 신앙을 회복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을 당혹스럽게 만든다. 동시에 하나님의 원수인 거짓 성령운동가들에게는 회심의 미소를 짓게 만들주는 좋은 소재가 되었다. 강력한 성령의 부흥이 나타날 때 동시에 사람들에게서 이해할 수 없는 신체적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는 로이드 존스의 말을 직접 읽어보자.

“부흥의 때에는 이러한 일이 일어납니다. 이처럼 죄의 깨달음과 큰 기쁨, 주님에 대한 큰 두려움과 감사 및 찬양이 기묘하고 이상하게 혼합되어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의 표현대로 부흥의 때에는 항상 신적인 무질서가 나타나기 마련입니다.”(로이드 존스)

이 내용은 로이드 존스가 자신의 책 <부흥>에서 성령의 부흥이 임할 때에 사람들에게서 특이한 신체적, 감정적 반응이 나타난다고 설명하는 많은 내용들 가운데서 비교적 유순하고 완곡한 내용이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위험스러운 내용들이 많이 이어졌다.

“부흥의 때에는 이처럼 고통으로 몸부림치며 무섭게 죄를 깨닫는 일들이 나타납니다. 사람들이 영혼의 고통으로 몸부림치며 신음합니다. 울부짖고 흐느끼며 소리를 내면서 괴로워합니다. 그러나 항상 그 정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때로는 죄의 깨달음이 너무 크고 성령의 능력이 너무 강하게 느껴진 나머지 의식을 잃고 쓰러지기도 합니다. 몸에 경련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무의식 상태, 일종의 혼수상태에 빠져 몇 시간씩 정신을 못 차리기도 합니다.”(로이드 존스)

로이드 존스의 이 말의 일부는 받아들일 수 있는 내용들이지만, 또 어떤 내용은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는 아주 위험한 내용이다. 로이드 존스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다음과 같은 신체적 현상들이 나타나기도 한다고 하였지만, 성경 어디에서도 근거를 찾을 수가 없다.

“성령의 능력이 너무 강하게 느껴진 나머지 의식을 잃고 쓰러지기도 합니다.”
“의식을 잃고 쓰러지기도 합니다. 몸에 경련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무의식 상태, 일종의 혼수상태에 빠져 몇 시간씩 정신을 못 차리기도 합니다”

대체 성령의 능력이 강하게 나타난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성령의 능력이 강하게 나타난다는 것은 곧 하나님 앞에서 인간의 죄를 정확하게 깨닫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성령은 죄를 깨닫게 하시고 돌이키게 역사하시는 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성령이 강하게 역사한다는 것은 곧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서 하나님이 나에게 요구하시는 모든 율법의 요구를 대신 이루셨다는 복된 소식, 즉 복음을 믿게 믿으며 오직 십자가에만 소망을 두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하나님이 의롭다하시고, 영원한 생명의 복을 주신다는 복된 믿음 위에 굳건하게 서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성령이 강하게 역사하시면 자연스럽게 이러한 결과가 나타나게 되어있다. 성령은 자기를 자랑하고, 자기를 과시하고, 자기의 이름을 부르게 하려고 오시지 않았고, 오직 이러한 일을 하시려고 오셨기 때문이다. 하물며 성령이 강하게 역사하니 신자들을 무의식으로 들어가고, 혼수상태를 경험하게 된다는 로이드 존스의 부흥 사상은 성경이 전혀 말하지 않는 내용이다.

로이드 존스 같은 저명한 청교도 개혁주의자가 이러한 부흥 사상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은 정말 뜻밖의 일이다. 로이드 존스가 부흥에 대해 너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이전에 일어난 웨일즈 부흥 등의 역사적 부흥의 사례들에 대해 지나친 경외심을 가지고 있었다고 판단된다. 이전의 유명한 부흥운동 사례들에 대해 아무런 검증이나 신학적인 여과를 거치지 않고 무조건 높이고 칭송하다가 이러한 실수를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

대체 로이드 존스는 구체적으로 이전의 어떤 부흥을 생각하면서 이러한 위험한 사상을 전개하게 되었을까? 로이드 존스가 어떤 부흥 사례를 염두하고서 이런 말을 했는지 실상을 알고 나면, 아마 우리는 로이드 존스에 대해 더 실망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는 돌아가서 에스겔 36장을 설교했다고 합니다. 그의 말에 따르면 ‘한 시간 반을 설교한 후에 메시지를 적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가 적용하기 시작했을 때 갑자기 성령이 임하셨고, 그는 한 시간을 더 적용에 바쳤습니다. 그렇게 했을 때 사람들은 말 그대로 바닥에 쓰러져 버렸습니다. 그 한 번의 예배로 500명이 회심하기에 이르렀습니다.”(로이드 존스)

이 내용은 로이드 존스가 1600년대 초반 스코틀랜드에서 활동하였던 리빙스턴(John Livingston)이라는 설교자가 경험한 내용이라며 소개한 내용이다. 그가 설교할 때, 성령이 임하자 500명이 죄를 통회하면서 바닥에 쓰러져버렸고, 그 중의 어떤 사람들은 완전히 실신지경에 이르러 들것에 실려 나갔다고 하였다. 리빙스턴이라는 300년 전 스코틀랜드의 설교자는 대체 어떤 설교자였을까? 나는 그가 얼마나 성경적이고 건강한 하나님의 사역자였는지에 대해 아는 내용이 없다. 분명히 아는 것은 우리에게 기독교를 전수해 준 사도들에서는 이러한 사역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로이드 존스가 말하는 이런 내용에 대해서 함부로 믿을 수가 없다.

성령이 사람들에게 강력하게 임하자 사람들이 죄를 깨달았고, 죄의 더러움을 견딜 수 없어 무더기로 쓰러지고, 그 중의 다수가 들것에 실려 나가는 혼미한 상황이 벌어졌다는 내용은 아주 괴이하고 이상하다. 왜냐하면 성령의 역사로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음을 설명하거나 암시하는 말씀이 성경에서 일체 발견되지 않기 때문이다.

성경을 보면 하나님의 자녀들이 성령과 조우하였을 때, 쓰러지거나 괴인한 신체적인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없다. 특별계시를 접하는 선지자들과 다른 어떤 사람들이 창조주 하나님의 권위에 앞도되어 엎드렸다는 말씀들은 있으나, 하나님의 임재하심으로 혼수상태가 되어 들것에 실려 나가는 지경이 되었다는 내용은 성경 어디에도 없다. 대게 그런 체험을 하는 사람들은 귀신의 주술에 포로되어 불쌍한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로이드 존스가 그런 불건전한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는 현상을 성령의 특별한 역사로 보고 가르쳤다는 것은 우리를 매우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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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철 목사는 2004년부터 현재까지 미국 미시간 주 ‘앤아버 반석장로교회’의 담임목사이고 거짓 신학의 ‘견고한 진’(고후10:4)을 무너뜨리기 위해 시작된 신학신문 <바른믿음>의 대표이다.
총신대학(B.A 졸업), 총신대학 신학대학원(M.Div Eqiuv.졸업), 아세아연합신학대학 대학원(Th.M 졸업), Liberty Theological Seminary(S.T.M 졸업), Fuller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Puritan Reformed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Liberty Theological Seminary(D.Min 수학), 남아공신학대학원(South African Theological Seminary, Ph.D)에서 연구하였고, 현재 University of Pretoria(Ph.D)에서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는 「신사도 운동에 빠진 교회」, 「제3의 물결에 빠진 교회」, 「가짜 성령세례에 빠진 교회」, 「피터 와그너의 신사도운동 Story」, 「한 눈에 들어오는 청교도 개혁운동」, 「능동적 순종에 빠진 교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