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피니(Charles G. Finney, 1792-1875)는 미국의 2차 대각성 운동을 이끈 대표적인 사람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를 대단하게 칭찬하고 있다. 그런데 피니를 적극 인용하는 사람들 가운데 위험하고 불건전한 성향을 가진 사람이 많다. 변승우 씨가 이단시비를 당하기 시작할 때, 구원받은 자도 다시 지옥에 떨어질 수 있다는 사상을 변호하면서 찰스 피니를 인용하는 것을 보았다. 그리스도가 부활로 우리의 죄를 사하였고, 부활로 우리를 구속하였다는 ‘부활복음’ 전도사 김성로 씨도 초창기에 찰스 피니의 책을 교과서로 삼고 부지런히 회개운동을 했다고 하였다. 그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피니를 대단한 복음의 사람인 것처럼 지금도 말하고 있다. 

나는 피니를 좋게 여기지는 않았으나, 자세하게는 몰랐다. 피니가 웨슬리와 함께 ‘완전주의’(perfectionism)를 가르쳤다는 것 정도를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가 그릇된 ‘성령세례’ 개념을 일찍 도입하여 사람들을 ‘사탄의 좀비’로 만드는 거짓 성령운동의 문을 일찍 열었던 사람이라는 정도를 알고 있었다.

찰스 피니가 아담의 원죄, 원죄의 전가, 그리스도의 대속죽음, 그리스도의 의의 전가 등의 기독교 핵심을 부정하는 이단이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몰랐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나도 최근에 이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전에는 약간의 약점과 문제가 있었을 뿐이지 그가 이단이었다는 생각하지 않았다. 

찰스 피니에 대한 나의 관심은 한 권의 책을 읽으면서 시작되었다. <Pentecostal outpourings: Revival and The Reformed Tradition>(Grand Rapids, MI: Reformation Heritage Books, 2016)라는 책이었다. 종교개혁 이후 미국과 영국에서 일어난 부흥운동에 대해 8명의 저명한 학자들이 최근에 쓴 소논문들을 모아서 편집한 책이다. 아직 한국어로 번역되지 않은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책이 직접 말하지 않는 한 가지 사실을 발견했다. 1730-40년대에 존 웨슬레( John Wesley, 1703-1791)와 함께 영국에서 감리교 운동을 했던 조지 휫필드(Goerge Withefield, 1714-1770)의 칼빈주의 감리교운동(Calvinistic Methodism)은 종교개혁 전통의 부흥운동으로 간주되고 있다. 그러나 웨슬레의 감리교운동은 종교개혁 전통을 이어가는 부흥운동으로 여겨지지 않는 분위기이다.

웨슬레의 감리교 운동은 비성경적이라고 노골적으로 말하지 않으면서도 웨슬레의 감리교운동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웨슬레가 종교개혁의 핵심이고, 바울 신학의 핵심인 ‘이신칭의’에 전적으로 부착하지 않고 펠라기우스와 알미니우스의 가르침을 크게 추종하였 때문으로 파악된다.

그 책의 여러 곳에서 드문드문 찰스 피니의 부흥사상에 대한 비판적인 언급이 나타났다. 어떤 논문의 저자는 찰스 피니의 부흥 이론을 소개하면서 “이것은 하나님의 섭리와 주권을 부정하는 것이다”라고 평가하였다.1) 또 어떤 논문의 저자는 피니에게 “오직 인간 의지의 결단으로 하나님께로의 개종(conversion)이 이루어지고, 부흥은 인간의 노력에 상응하여 하나님의 역사하심의 결과로 나타난다”라는 비성경적인 사상이 있었다고 평가했다.2)

그리고 또 다른 논문의 저자는 피니가 “부흥은 순전히 인간의 철학적, 과학적 활동의 결과”라고 가르쳤고, 때로 피니가 자신의 그릇된 부흥사상을 정당화하기 위해 1차 대각성 운동의 대표지도자 조나단 에드워드(Jonathan Edwards, 1703-1758)의 부흥에 관한 글을 이용하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피니 등의 그릇된 부흥운동을 이끈 사람들이 에드워드의 글을 인용하면서 자신들의 부흥운동을 정당화하려는 시도는 “죽은 사람을 모욕하는 처사”라고 비판하기도 했다.3)

부흥운동에 관하여 탁월한 연구실적으로 명성을 얻는 신학자 8명의 논문을 편집한 이 책에서 찰스 피니가 이렇게 나쁘게 언급된다는 사실은 나에게 놀라운 일이었다. 대체 무엇 때문에 피니는 역사 속에서 이런 대접을 받게되었나? 하는 큰 호기심이 발동하였다. 나는 피니의 부흥운동과 그의 신학에 대해서 파악할 수 있는 책들을 찾아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드디어 오늘 피니의 신학과 부흥운동에 대한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결론은 ‘찰스 피니는 이단’이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의 사상 속에는 아담의 원죄, 그리고 원죄의 유전, 인간의 전적타락, 죄의 종이 된 인간의 타락한 의지, 그리스도의 대속적 죽음, 그리고 그리스도의 의의 전가 등에 대한 기독교의 핵심 개념들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4)

찰스 피니는 인간의 하나님께로의 회심은 성령의 거듭나게 하심이 아니고 인간의 ‘마음의 변화’로 일어나는 일에 불과했다. 피니는 거듭남을 성령의 역사로 죄에서 해방된 새로운 존재로 변화되는 것이 아니고 의지의 결단으로 하나님께 순종하기로 결정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보았다.

로이드 존스가 피니의 부흥운동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피니는 입술로는 성령을 이야기하지만, 실질적으로 성령을 모욕하고 추방하는 사람이었다”라고 말했던 이유는 알게 되었다.5) 피니에게는 신앙의 모든 것이 인간의 의지의 문제였고, (성령에 대해서 자주 이야기는 하였지만) 성령은 인간의 의지에서 나오는 행위를 보고 그에 상응하여 일하면서 부흥을 만드는 분일 뿐이었다. 그래서 로이드 존슨는 피니는 알미니안주의에 속하는 사람이라고 평가하였고6), 이안 머레이는 피니를 펠라기안에 속하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7) 

그런데 찰스 피니의 책을 읽었다고 은근히 과시하는 목사님들이 많다. 피니의 말들을 인용하면서 무슨 대단한 내용이라도 되는 것처럼 진지하게 너스레를 떠는 많은 사람들이 한국 교회에 있다. 그래서 찰스 피니에 대해 바르게 알리는 글을 써야하겠다는 마음이 강하게 들었다.

찰스 피니는 1824년에 장로교회 목사로 안수받주로 미국 동부 지역에서 활동했다. 그러나 곧 바로 많은 신학적 논란을 일으키다가 결국 1835(6)년에 자신에게 안수를 주었던 장로교회로부터 파면되었던 사람이다.8) 그 시절에 이미 예일, 프린스톤과 같은 나름 훌륭한 신학교육 기관이 있었으나 단 하루도 그런 곳에서 교육 받은 적이 없었다.9) 피니는 자신이 출석했던 장로교회의 담임 목사에게서 사사로이 성경과 목회를 배웠을 뿐이다. 그러나 제대로 배우지도 않았고, 인간의 전적타락과 같은 가장 중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배우기를 거부했고, 스스로 알아서 했다.10) 

한국식으로 말하자면, 피니는 자신에게 설교 강도권과 안수를 교회(교단)로부터 목사직 면직되었던 사람이다. 오죽하면 목사직에서 면직되었을까? 이것은 그와 관련된 논란들이 이단성 논란이었고, 결국 장로교회에서는 그의 이단성을 용인할 수 없으므로 장로교회에서는 더 설교를 못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사람을 장로교회의 목사들이 대단한 믿음의 영웅이라도 되는 것처럼 인용하고 추앙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그러면 다른 교단에서 찰스 피니가 믿음의 영웅으로 여겨지는 것은 옳은 일일까? 그는 아담의 원죄를 부정하고, 원죄가 아담의 후손들에게 유전됨을 부정하고, 그리스도의 대속적 죽음의 성경적 의미를 부정하고, 그리스도의 의의 전가를 부정하고, 전적타락과 부패를 부정했던 사람이다.11) 그 대신에 인간의 의지의 현명함과 자유로움을 주창하면서 모든 신앙의 문제는 하나님의 주권과 은혜의 문제가 아니고 인간의 선택과 행위의 문제라고 하였다. 부흥의 관건은 인간의 마음을 준비시키고 성령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고 가르쳤다. 감리교나 성결교에서 이런 사람을 믿음의 영웅으로 추앙하는 것은 과연 옳은 일일까?
 

-- 각주 --

1)Edited by Robert Davis Smart, Michael A. G. Haykin, Ian Hugh Clary, Pentecostaloutpourings:RevivalandTheReformedTradition, (Grand Rapids, MI: Reformation Heritage Books, 2016), 19
2)Ibid., 53
3)Ibid., 150
4)Iain H. Murray, Revival&Revivalism,(Carlisle, PA: The Banner of Truth Trust, 2009), 255ff
5)D. M. Lloyd - Johnes, ThePuritans:TheirOriginsandSuccessors                        (Carlisle,PA:TheBannerofTruthTrust,2016),18
6)Ibid.
7)Iain H. Murray, Revival&Revivalism, 249
8)Ibid., 229
9)Christian Today, 'CharlesGrandisonFinney:FatherofAmericanRevivalism',
http://www.christianitytoday.com/history/issues/issue-20/charles-grandison-finney-father-of-american-revivalism.html
10)Iain H. Murray, Revival&Revivalism, 256
11)Robert W. Caldwell Ш, Theology of the American Revivalists(Dowers Grove, IL: IVP Academic, 2017),  171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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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철 목사는 2004년부터 현재까지 미국 미시간 주 ‘앤아버 반석장로교회’의 담임목사이고 거짓 신학의 ‘견고한 진’(고후10:4)을 무너뜨리기 위해 시작된 신학신문 <바른믿음>의 대표이다.
총신대학(B.A 졸업), 총신대학 신학대학원(M.Div Eqiuv.졸업), 아세아연합신학대학 대학원(Th.M 졸업), Liberty Theological Seminary(S.T.M 졸업), Fuller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Puritan Reformed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Liberty Theological Seminary(D.Min 수학), 남아공신학대학원(South African Theological Seminary, Ph.D)에서 연구하였고, 현재 University of Pretoria(Ph.D)에서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는 「신사도 운동에 빠진 교회」, 「제3의 물결에 빠진 교회」, 「가짜 성령세례에 빠진 교회」, 「피터 와그너의 신사도운동 Story」, 「한 눈에 들어오는 청교도 개혁운동」, 「능동적 순종에 빠진 교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