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는 해마다 11월에 ‘추수감사주일’을 하지만 과연 이 절기를 해야 할 명분이 있는가를 묻고 특히 개혁주의 관점에서 묻는다면 반드시 하지 말아야 하지만 현실은 거의 모든 교회가 지키고 있다.

그렇다면 이 절기를 하지 말아야 할 이유는 선교학에서 매우 중시하는 ‘상황화’로 보면 선교와 문화에 대해서 무지했던 20세기초의 선교사들이 ‘자문화 중심주의’를 선교지에 행한 안타까운 사실(fact)이다. 즉 선교지의 문화에 대한 존중이 결여된 자문화 우월주의로 한국의 추수 시기가 아닌 미국의 청교도가 한 ‘추수감사절’을 선교지에 적용한 것이다.

그래서 한국의 신학자 중에서 추수감사절을 11월이 아닌 ‘추석’이나 ‘10월 중순’에 하자는 주장은 좋다고 볼 수 있지만 선교학(상황화)과 예배학(그리스도 중심의 절기로 교회력 중심) 그리고 개혁주의 관점(올바른 성경 해석과 기독교 역사)으로 보면 반드시 한국교회는 지키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특히 이 절기를 아주 잘 비판할 책이 너새니얼 필브릭(뉴욕 타임즈가 인정한 작가로 듀크대학교에서 미국문학으로 박사)가 쓴 ‘메이플라워 - 미국은 한 척의 배에서 시작되었다’는 뉴욕 타임즈, 워싱턴 포스트, 뉴스위크 등에서 2006년에 선정한 올해의 책이 될 정도로 미국 건국사의 감춰진 진실이 잘 드러내어 인기가 있었다,

그래서 이 책의 핵심적 내용을 보면 “(메이플라워 안에서)공감대가 거의 없는 급진적 종교 집단과 함께하는 생활에 질린 사람도 많았다.” , “원주민의 옥수수와 물건을 훔친 필그림의 입장에서는” , “필그림은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 무력 사용을 주저하지 않았다.” , “추수감사절이라는 용어는 19세기부터 사용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필그림들은 이렇게 부르지 않았다. 필그림에게 이날은 하나님께 귀의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필그림은 거의 모든 것에 종교적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에 1621년 가을에는 순수한 청교도식 추수감사절을 드렸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역사학자 윈슬로는 당시의 의식이 마을 사람들이 먹고 마시고 춤추는 중세시대의 세속적인 축제인, 영국의 기존 추수감사절과 비슷했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중략) 당시 플리머스의 영국인은 채 50명도 되지 않았다. 결국 최초의 추수감사절은 원주민의 의식과 유사한 형태로 진행되었다.”

그리고 “필그림이 자행한 “불쌍한 인디언 학살”을 용서하지 못한 사람이 있었다. 라이덴에 남았던 존 로빈슨 목사는 소식을 듣자마자 브래드퍼드에게 편지를 썼다. “오, 그토록 잔인하게 모두 죽여 버리다니, 다시 한번 생각해 봤더라면 얼마나 좋았겠는가! 일단 붉은 피가 넘쳐 흐르기 시작하면 오랫동안 멈추지 않는 법이오. 그들이 당해도 싸다고? 그렇다 해도 그 유혈 사태를 굳이 (웨사구세트의) 야만인에 가까운 그리스도교인이 도발해야만 했소?” , “퀘이커교도 숙청에 앞장선 쪽은 청교도였지만 필그림도 기꺼이 동참했다.” , “돈에 눈이 먼 청교도가 해당 지역의 인디언과 충돌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 “필그림은 인디언 개종에 별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지만 매사추세츠 청교도는 인디언에 대한 선교를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 , “필그림 2세에게 최고의 관심사는 돈이었고 천국에서 영광을 누리는 축복은 뒷전이었다.” , “필그림은 이후 몇 십 년간 엄격한 종교적 규율을 지켰으나 인디언과의 교류가 늘면서 점차 아메리카의 생활 방식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리고 “1960년대의 격동기를 지난 뒤 원주민의 정체성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대두되면서 추수감사절의 국가적 의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일었다. 1960년대에 원주민 활동가 측은 추수감사절을 “애도의 날”로 선언하고 그들에게 있어 비극의 땅이었던 플리머스에서 기념 집회를 열었다 ... (중략) 필그림의 자손을 상당히 많이 퍼뜨렸다. 2002년 현재 미국 내 메이플라워호 승객의 후손은 약 3500만 명에 달한다. 미국 전체 인구의 10퍼센트에 해당하는 수치다. 오늘날 플리머스는 성스러움과 저속함, 고택의 고즈넉함과 관광객의 경망스러움이 공존하며, 부서진 록 조각으로 둘러싸인 화려한 화강암 건축물 옆에는 메이플라워 11호가 전시되어 있다.” , “건국 신화를 꾸미는 사람들이 아무리 숨기려 해도 필립 왕 전쟁을 없던 일로 덮어 둘 수는 없다. 1675년 6월에서 1676년 8월까지 벌어진 14개월의 피비린내 나는 전투는 뉴잉글랜드와 나아가 미국 전체의 발전에 엄청난 악영향을 미쳤다. 그 자손이 아메리카 원주민에게 한 짓을 생각하면 필그림을 숭배하고 신성화하려던 노력은 비웃음을 살 만하다.”

그러므로 이 책은 미국 역사의 ‘거짓과 진실을 잘 보여준 책’이고 미국 안에서 필그림(Pilgrims, 영국국교회의 분리파로 영국에 소망이 없다고 판단하여 새로운 땅의 이주를 결정하여 뉴잉글랜드인 미국의 플리머스에 정착한 소수의 청교도)과 청교도들(Puritans)이 행한 원주민(인디언) 학대와 노예 그리고 학살이라는 사실을 잘 알게 해 준다.

그리고 1970년에 매사추세츠주는 ‘메이플라워호 상륙 350주년 축하행사’를 준비하면서 왐파노아그 원주민 후손에게 축사 부탁을 하였으나 원고 내용에 문제가 있다고 취소를 했으나 원주민 대표인 프랭크 제임스는 언론에 즉각 공개하였다.

“오늘은 당신들을 축하할 시간입니다. 그러나 나로서는 축하할 시간이 아닙니다. 내 동족에게 일어났던 일을 회상해 볼 때 가슴이 무겁습니다. 청교도들은 조상들의 무덤을 파헤쳐 물건을 훔치고 옥수수, 밀, 콩 낱알을 훔치면서 케이프코드를 4일간 탐험했습니다. 왐파노아그족의 위대한 추장이신 마사소이트는 이 사실을 알았지만 정착민을 환영했고 우정으로 대해 주었습니다.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지 못하고 말입니다. 50년이 지나기도 전에 왐파노아그족과 정착민 주변에 살던 다른 원주민들은 그들의 총에 죽거나 그들로부터 전염된 질병으로 거의 전멸했습니다. 비록 우리 삶의 방식과 언어는 대부분 사라졌지만 우리 왐파노아그족은 여전히 매사추세츠 땅을 걸어 다닙니다. 과거는 돌이킬 수 없겠지만 우리는 보다 좋은 미국, 사람과 자연이 다시 중요한 원주민의 미국을 향해 일합니다.”

그래서 1975년의 추수감사절에 원주민들은 플리머스에서 ‘반추수감사절’ 행사를 열었고 2005년에는 원주민 3천명이 샌프란시스코에 모여 ‘추수강탈절’로 선언하자 미국 안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고 신앙의 양심을 가진 미국교회 중에는 반성하여 ‘추수감사주일’이 사라져 가고 있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올바른 미국 역사를 몰라서 ‘추수감사주일’을 지키고 청교도를 미화하는 설교를 남발하고 순수한 신앙적 동기로 하나님께 감사한다고 하여 상반기는 ‘멕추감사주일’을 하고 하반기는 ‘추수감사주일’을 하지만 성경의 계시 점진성을 무시하여 구약의 절기를 지키는 ‘율법신앙’과 봉헌이 자발적이지 않고 강제적인 감사를 통한 축복을 추구하는 ‘번영신앙’으로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의 “복음신앙을 파괴”하는 위험성이 있어도 행하는 이유는 사실상 ‘물질만능주의’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비참한 현실에서 한국교회가 바르게 되기 위해서는 20세기의 스코틀랜드 장로교회에서부터 다시 시작한 ‘교회력’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고 반드시 지켜야 하는 절기로 대림절, 성탄절, 주현절(주님세례주일, 주님변화주일), 사순절(중세교회처럼 변질이 아닌 성회수요일, 종려주일, 성금요일), 부활절, 주님승천주일, 성령강림주일(성령강림절은 잘못된 표현), 삼위일체주일, 주님왕주일로 ‘그리스도 중심의 절기’를 행하여야 하고 한국에서는 장로교회(통합, 기장), 감리교회(기감), 성결교회(기성), 루터교회가 지키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보수적 교회는 교회력을 바르게 이해하지 못하여 천주교회의 전유물로 보는 ‘비판적 자세’를 가지고 있지만 개신교회 두 거장인 루터와 칼뱅 그리고 웨슬리가 수용하였고 스코틀랜드 장로교회가 다시 전 세계의 개신교회에 ‘교회력’을 회복시킨 이유가 교회력은 ‘그리스도 중심의 절기’로 신앙생활에 매우 유익하기에 한 것을 알아야 한다(로버트 웨버의 ‘교회력에 따른 예배와 설교’를 추천).

그러므로 교회력의 핵심인 성탄절과 부활절로 공식적인 감사는 매우 충분하고 생일, 졸업, 결혼, 승진, 일은 개인적인 감사로 충분한데도 불구하고 한국교회의 자화상은 비성경적 해석과 시대적이고 지역적 상황에서 만들어진 절기를 지킨 이유는 순수한 신앙 동기도 있지만 사실상 돈(맘몬)이 되기에 행한 것이지만 지금부터는 인본주의며 율법신앙과 번영신앙의 절기인 신념감사주일, 맥추감사주일, 추수감사주일, 어린이주일, 어버이주일, 송구영신예배, 추도예배, 월삭예배, 새벽기도회 등은 반드시 신학적 반성(신본주의 관점)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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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옥 목사는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개혁신학연구원, Knox Theological Seminary(D.Min.), Grace Theological Seminary(D.Miss.Pro.)에서 공부하였고, <성찬식을 어떻게 행할 것인가?> 등 6권의 저서와 1권의 공저를 출판하였다. 전, 개신대학원대학교 강사였고, 현재는 경북 영주의 바른교회를 담임하고 있으며, 바른성경아카데미(RBA) 원장으로 사역을 하고 있다. 올바른 개혁주의 신앙을 위해 실천하려고 연구하는 실천신학자이고, 또한 장례지도사로서 지역 사회를 섬기고 있다. potentia-dei@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