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 합동이 (고)박형룡-능동적 순종 신학을 버리기로 했다.  23년 총회에 보고된 신학부의 보고서는 “그리스도의 순종교리에서 능동적 순종은 그 본래의 의미대로 오해 없이 바르게 사용된다면 명백한 개혁주의 전통의 교리이다”라고 하였다.

능동적 순종이 개혁신학이니 그 본래의 의미대로 오해 없이 사용되면 좋다고 하였다. 그런데 그 다음 문구는 능동적 순종 교리를 전면 부정하고 이단시하는 내용이다.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죽음은 생애 전체의 순종의 절정이며 십자가의 속량만이 우리를 구원하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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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동적 순종에 대한 신학부 보고 결론 부분. 23년 총회 회의록 401 페이지

 

십자가의 속량만이 우리를 구원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합동 총회는 결론지었다. 청교도주의의 능동적 순종 교리를 완전히 부정하는 내용이다. 청교도주의의 능동적 순종은 사람이 스스로 만들어 내지 못한 율법준수의 공로, 즉 영생의 자격을 그리스도가 대신 만들어서 자신과 우리에게 적용하여 우리의 영생이 만들어졌다는 의미이다.

청교도주의의 능동적 순종 교리는 비록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달려 아무리 많이 속죄의 피를 철철 흘리셨을지라도, 율법준수하신 능동적 순종의 공덕이 빠진다면 우리가 지옥에 가지는 않을지라도 천국 영생에 들어가지 못한다는 중대한 내용을 수반하는 교리이다. 청교도신학을 대표하는 존 오웬이 능동적 순종 교리에 대해 설명하는 내용을 보자.
 

 

“완전히 의로운 그리스도는 그의 적극적인 순종이 없어도 죄를 위한 희생 제물과 화목 제물이 되기에 충분했다. 그러므로 그가 적극적인 순종의 삶을 산 데는 다른 이유가 있었다 … 어떤 이들은 이 순종이 그의 피 흘림과 몸을 드림의 준비였다고 믿는다. 그들은 그의 죽음이 오로지 우리의 칭의, 우리에게 전가된 모든 의를 위해서였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의 순종은 순수한 순종의 행위로서 우리의 칭의의 원인이 아니다.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 우리를 위한 그리스도의 순종은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아 우리의 순종으로 간주된다 …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행하신 그 [적극적] 순종이 우리에게 전가되지 않는다면, 그가 그토록 오랫동안 이 세상에 살면서 하나님의 모든 법에 순종을 할 이유가 없었다. 그가 훨씬 일찍 죽었어도 우리의 죄를 대속하는 데 충분했다” (John Owen, 성도와 하나님과의 교제 (황을호 역), 생명의 말씀사, 151).

존 오웬은 그리스도의 적극적 순종(능동적 순종의 또 다른 용어)이 없었도 우리가 죄용서를 받는 데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했다. 그리스도는 언제든지 죽으시어 우리의 죄를 용서할 수 있었으나, 지상에서 장수하시면서 순종의 삶을 산 이유는 우리를 의인으로 만들어 영생에 들어갈 수 있도록 율법에 순종하여 율법의 의를 얻으시려는 목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즉,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속량 만으로는 결코 우리에게 완전한 구원이 주어지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박형룡 박사도 이 사상대로 타락한 아담이 그리스도를 믿어 단지 십자가의 공로만 전가 받는다면 영생을 얻지 못하고 여전히 자기의 노력으로 영생의 자격이 되는 율법의 의를 얻어야 하는 위치, 즉 율법준수해야 하는 위치에 남게 될 뿐이라고 하였다. 정승원 교수도 박형룡 박사의 그 말을 인용하면서 그리스도의 십자가만으로는 아담와 우리가 완전한 구원을 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박형룡은 벌코프를 인용하면서 ‘최종으로 그리스도가 만일 사람에게 부과된 형벌을 받으셨을 뿐이면 그의 사역의 열매를 나누어 가진 자들은 아담이 타락되기 전에 있던 바로 그곳에 남아 있게 되었을 것이다’라고 강조한다. 즉 아담의 타락을 치유한 수동적 순종만 있었다면 우리는 아담이 타락하기 전의 상태에 놓이게 되고 아담의 후손인 우리는 행위언약으로서의 율법과 모세 율법과 도덕적 율법을 모두 지켜야 할 의무가 여전히 남아 있게 된다는 말이다” (정승원 교수. “박형룡의 온전한 순종”. 죽산신확회, 2022년 5월).

그러나 23년 합동 총회는 그리스도가 율법준수로 우리에게 영생의 자격을 주었고 십자가로 죄용서를 주었다는 능동적-수동적 순종 신학을 배격했다. 오직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속량으로만 우리가 완전한 구원을 얻는다고 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속량 만이 우리를 구원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죽음은 생애 전체의 순종의 절정이며 십자가의 속량만이 우리를 구원하는 유일한 길이다”.

그리스도께서 자기의 희생으로 우리의 죗값을 대신 갚으시고 우리를 죄에서 건져내신 것만이 유일한 하나님의 구원의 길이라고 천명했다. 죄용서가 곧 구원(칭의)라고 하였다. 그런데 그 다음의 이 내용은 무슨 뜻일까?

“그리스도의 순종교리에서 능동적 순종은 그 본래의 의미대로 오해 없이 바르게 사용된다면 명백한 개혁주의 전통의 교리이다”.

아마 청교도신학의 능동적 순종, 즉 그리스도가 우리에게 영생의 자격을 주시기 위해 스스로 모세의 율법을 완전하게 지켰다는 이론은 배격하고, 우리 합동이 새롭게 만든 개념인 능동적 순종은 계속 오해없이 사용하자는 뜻인 것 같다.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구원을 위해 기꺼이, 즐거이, 자원하는 마음으로 우리의 구원을 위한 하나님의 모든 뜻에 순종하시었다는 의미로만 능동적 순종이라는 말을 사용하자는 취지인 것 같다.

이제부터 합동은 율법준수가 영생의 자격을 준다는 비성경적인 사상과는 무관하게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구원을 위해 스스로 즐거이 우리를 구원하라는 하나님의 뜻에 능동적인 자세로 순종하셨다는 의미로만 능동적 순종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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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철 목사는 2004년부터 현재까지 미국 미시간 주 ‘앤아버 반석장로교회’의 담임목사이고 거짓 신학의 ‘견고한 진’(고후10:4)을 무너뜨리기 위해 시작된 신학신문 <바른믿음>의 대표이다.
총신대학(B.A 졸업), 총신대학 신학대학원(M.Div Eqiuv.졸업), 아세아연합신학대학 대학원(Th.M 졸업), Liberty Theological Seminary(S.T.M 졸업), Fuller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Puritan Reformed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Liberty Theological Seminary(D.Min 수학), 남아공신학대학원(South African Theological Seminary, Ph.D)에서 연구하였고, 현재 University of Pretoria(Ph.D)에서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는 「신사도 운동에 빠진 교회」, 「제3의 물결에 빠진 교회」, 「가짜 성령세례에 빠진 교회」, 「피터 와그너의 신사도운동 Story」, 「한 눈에 들어오는 청교도 개혁운동」, 「능동적 순종에 빠진 교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