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남 목사
          임진남 목사

회심준비론을 주장하는 자들은 죄인이 구원을 받기 위해서는 율법의 기능을 통해 인간 스스로 죄인임을 깨닫고 구원의 은혜를 베푸시는 하나님께 나와야 한다고 가르친다. 그러나 이런 회중파 신학의 오류는 칼빈과 어거스틴이 비판하고 있는 자유의지, 즉 인간이 소유하고 있는 의지에 대한 신학적 이해를 바르게 알지 못한 결과에서 나온 비성경적 주장이다.

어거스틴이 정죄한 팰라기우스와 칼빈이 정죄한 피기우스 그리고 개혁교회가 정죄한 아르미니우스의 한결 같은 주장은 타락한 인간에게 어느 정도 선을 추구할 수 있는 의지가 있다고 하는 사상이다. 그러나 어거스틴으로부터 시작하여 칼빈에 이르기까지 하나님은 성경의 말씀을 통해 타락한 인간에게 선을 선택할 수 있는 의지가 없다는 가르침이다.

죄로 죽은 인간이 어떻게 스스로 선을 선택할 수 있단 말인가? 인간의 자유의지에 대한 논쟁에서 칼빈은 자유의지라는 것은 죽은 자가 마치 스스로 살 수 있다는 오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용어를 사용하는 것을 비판하였다. 하지만 일부 교부들이 사용하여 왔고 교회가 이것을 어느 정도 받아들인 것은 죄인들이 자유의지에 대한 것을 부인하면 도적적, 윤리적 타락을 쉽게 허락하기 때문에 자유의지라고 하는 용어 사용을 어느 부분 인정한 것이다.

그러나 칼빈은 자유의지론에 대하여 반박하는 자신의 신학적 견해를 성경을 통해 정당하고 아주 단호하게 반박하며 가르쳐 준다. 칼빈 당시 자유의지에 대한 긍정적 견해를 가진 자들의 주장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인간의 회심에 대한 것이다. 칼빈의 반대자들은 인간의 회심은 하나님께서 죄인을 부르시는 과정에 인간이 반응해야 한다고 성경을 가지고 대적하였다. 슥1장3절이 가장 대표적으로 사용된 구절이다. “너희는 내게로 돌아오라... 그리하면 내가 너희에게로 돌아가리라” 이 말씀을 인용하면서 “인간의 회심이 하나님과 사람의 합작으로 이루어지는 것처럼 떠들고 있다고 정면으로 반박”하였다. 칼빈은 자신의 책 기독교 강요 제2권5장9절에서 다음과 같이 말해주는 것을 볼 수 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율법에 복종할 것을 요구하신다고 해서 그 때문에 율법을 지킬 능력이 우리에게 있는 것처럼 여기는 것은 전적으로 어리석은 생각이다. 하나님의 모든 계명들을 지키기 위해서는 그 율법을 주신 하나님의 은혜가 반드시 있어야 하며, 또한 그 은혜가 우리에게 약속되어 있다는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최소한 우리가 행할 수 있는 한계를 훨씬 뛰어 넘는 것을 율법이 요구하는 것이 분명하다” (기독교강요, 2.5.9)

어거스틴과 칼빈이 인간에게 있는 의지에 대한 것은 선을 선택할 수 있는 의지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어거스틴은 인간의 의지는 완전히 타락하여 하나님과 원수가 되는 것만을 선택한다고 가르쳤다. 그러므로 자유의지에 대하여 반박하는 교부와 칼빈은 인간에게 의지가 없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가진 의지는 본성의 부패로 인해 죄만 주장하는 의지라고 하는 것이다. 이런 부패한 인간의 의지가 선을 택하여 율법에 순종하고, 하나님의 교훈과 권면, 그리고 훈계에 순종할 수 있는 것은 그 타락한 의지를 선하게 변화시켜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이며 자비와 긍휼인 것이다.

이 부분에서 회심준비론자들의 잘못된 신학적 오류가 분명하게 나타나며 그들의 신학의 부재, 즉 인간의 자유의지에 대한 부분이 바르지 못한 것임을 알 수 있다. 그 어떤 인간도 하나님께서 부르시지 않으면 율법에 순종하고 살아간다고 해도 회심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회심은 하나님과 인간의 협력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일인 것이다. 타락한 의지가 변해서 선을 행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하나님의 은혜인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인간에게는 의지가 있다고 해도 그 의지는 하나님과 원수가 되는 일만 행하는 의지이다(노예의지, 죄로 타락한 의지). 죄인이 가진 의지가 삼위일체 하나님을 믿고 거룩한 삶을 위해 사는 것도 하나님만 하시는 사역이다. 우리가 가진 의지로 무엇인가를 행한다고 할 때 그것은 바로 하나님께서 우리의 의지를 악에서 선으로 변화시켜 일으키는 것이므로 우리의 행위에 공로를 돌릴 수 없으며 그 모든 것이 다 하나님의 은혜인 것이다.

그러므로 회심준비론은 비기독교적일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구원 사역을 하나님에게서 인간으로 공로를 전가시키는 인본주의적 신학이라고 하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임진남 목사(한국개혁신학연구원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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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남 목사는 임진남 목사는 총신신대원(M.Div)에서 공부한 합동교단 소속 목회자이다. 2012년에 김제예본교회를 개척하여 담임하고 있고, 칼빈주의 개혁교회를 이루기 위해 그리스도 중심의 설교와 종교개혁의 위대한 유산인 신앙고백서들 가지고 성도들을 온전하게 세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개혁신학 연구에 특별한 관심과 소명이 있어 서철원 박사와 함께 신학연구 모임을 진행하는 ‘한국개혁신학연구원’의 총무로 섬기고 있고, 저서로는 설교집 <다니엘이 증거한 복음>, <엘리야가 증거한 복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