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멜랑히톤 (Philip Melanchthon, 1497~1560)은 종교개혁의 선구자 루터의 제자였고 동시에 루터의 종교개혁을 도왔던 가장 열성적인 조력자였다 (Mark 2021).

과연 멜랑히톤에게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 개념이라고 할 수 있는 유사한 표현이나 신학적 아이디어가 있었을까? 멜랑히톤과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 개념의 연관성을 연구하기 위한 객관적인 자료는 아우스부르크 신앙고백이다. 아우스부르크 신앙고백은 루터의 종교개혁 신학이 로마교회의 신학을 반박하는 이유를 독일의 황제 카를 5세에게 설명하기 위해 멜랑히톤에 의해 작성되었기 때문이다 (Mark 2022).

아우구스부르크 신앙고백은 루터가 사망하기 16년 전에 작성되었다. 멜랑히톤은 아우스브르크 신앙고백을 작성할 때 루터와 긴밀하게 협의하였고 최종적으로 루터의 동의를 얻었다. 그러므로 아우스부르크 신앙고백은 멜랑히톤의 신학 작품이고 동시에 루터의 신학의 열매이므로 루터파 신학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다 (Mark 2021).

아우스부르크 신앙고백 ‘제4조: 의인에 관하여’에는 칭의의 원리가 다음과 같이 설명되어 있다: “Our church also teach that human cannot be jusified before God by their own power, merits, or deeds. Rather, they are freely justified for Christ’s sake through faith. By faith we mean this: that they are both received into God’s favor and that their sins are forgiven for Christ’s sake. For by his death, Christ has paid the debt for our sins” (Thompson 2005, 5). (“인간은 그 자신의 힘이나 공적이나 업적으로 하나님 앞에서 의롭게 될 수 없으며, 다만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서 이루어질 수 있고, 죽음으로 친히 우리의 죄를 대속하신 그리스도로 인하여 그들의 죄가 사함을 받는다는 것을 믿는 그 믿음으로 값없이 의롭게 되는 것입니다”) .

멜랑히톤은 우리의 죗값을 자신의 죽음으로 대신 갚으신 그리스도의 성공적인 속죄 사역을 통해 칭의가 이루어졌다고 설명하였다. 죄 사함을 받는 것이 곧 의롭다 하심을 얻는 것이라고 설명한 멜랑히톤의 칭의 신학은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을 주장하는 학자들의 칭의 신학과 완전히 다르다.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을 주장하는 학자들은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속죄 사역만으로는 우리가 하나님의 의롭다 하심을 얻어서 천국에 갈 수 없다고 주장한다. 

루이스 벌코프는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의 속죄 사역으로 우리에게 죄의 용서만 선물했다면 우리는 타락 전 아담의 입장, 즉 완전한 율법준수를 통해 스스로 영생의 자격을 얻어야 하는 상태에 놓여졌을 뿐이라고 가르쳤다: “If Christ had merely obeyed the law and had not also paid the penalty, He would not have won a title to eternal life for sinners; and if He had merely paid the penalty, without meeting the original demands of the law, He would have left man in the position of Adam before the fall, still confronted with the task of obtaining eternal life in the way of obedience” (Berkhof 1949, 420). (만일 그리스도께서 단지 율법에만 순종하시고 (십자가로) 우리의 죗값을 지불하지 않으셨다면, 그리스도께서는 우리 죄인들의 영생을 위한 자격을 얻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만일 그리스도께서 율법의 근본적인 요구에 순종하지 않으시고 단지 (십자가로) 우리의 죗값만 갚으셨다면, 우리는 타락 이전의 아담의 상태, 즉 영생을 얻기 위한 율법 준수의 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상황에다 남겨 놓았을 것입니다.)

한국 교회에서 장로교 신학의 선구자로 불리워지고 있는 박형룡 (1897~1978)도 벌코프처럼 그리스도께서 죄용서만 주셨다면 우리에게 구원을 없고 구원을 받아야 할 상황에 놓여지게 된다고 주장했다: “최종으로 그리스도가 만일 사람에게 부과된 형벌을 받으셨을 뿐이면 그의 사역의 열매를 나누어 가진 자들은 아담이 타락되기 전에 있던 바로 그곳에 남아 있게 되었을 것이다”라고 주장하였다 (Park 2000, 390). 그리고 그의 영향을 받은 한국의 많은 후배 학자들이 동일하게 주장하고 있다 (Jeong Seong 2022, 4).

멜랑히톤은 우리의 죄를 해결하기 위해 그리스도께서 자신의 대신 죽으심으로 이루어내신 죄용서가 우리의 완전한 칭의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을 주장하는 대부분의 학자들의 그리스도의 속죄 사역만으로는 칭의가 완성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멜랑히톤 신학에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 개념이 있었다고 볼 수가 없다.

벌코프와 박형룡 등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을 주장하는 학자들의 신학이 지금까지 살펴본 종교개혁자들, 쯔빙글리, 불링거, 루터, 멜랑히톤, 그리고 앞으로 살펴 볼 칼빈의 신학에서 벗어났음을 알 수 있다. 

-----------------

Mark, Joshua J. 2021. “Philip Melanchthon.” World History Encyclopedia, 21th Dec. https://www.worldhistory.org/Philip_Melanchthon/.

Mark, Joshua J. 2022. “Augsburg Confession.” World History Encyclopedia, 26th Jan. https://www.worldhistory.org/Augsburg_Confession/.

Melanchthon, Philip. 2005. The Unalterd Augsburg Confession: A. D. 1530. translated by Glen L. Thompson. Milwaukee: Northwestern Publishing House.

Park, Hyung-Ryong. 2000. Christology. Seoul: Reformed Publishing.

Jeong, Seong-Won. 2022. “Holistic Obedience of Juksan Hyung-Ryong Park”. Paper presented at the Juksan Theological Society, Seoul, Korea, 25th May.

Berkhof, Louis. 1949. Systemic Theology. PDF. https://www.academia.edu/30978719/Systematic_Theology_by_Louis_Berkhof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바른믿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이철 목사는 2004년부터 현재까지 미국 미시간 주 ‘앤아버 반석장로교회’의 담임목사이고 거짓 신학의 ‘견고한 진’(고후10:4)을 무너뜨리기 위해 시작된 신학신문 <바른믿음>의 대표이다.
총신대학(B.A 졸업), 총신대학 신학대학원(M.Div Eqiuv.졸업), 아세아연합신학대학 대학원(Th.M 졸업), Liberty Theological Seminary(S.T.M 졸업), Fuller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Puritan Reformed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Liberty Theological Seminary(D.Min 수학), 남아공신학대학원(South African Theological Seminary, Ph.D)에서 연구하였고, 현재 University of Pretoria(Ph.D)에서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는 「신사도 운동에 빠진 교회」, 「제3의 물결에 빠진 교회」, 「가짜 성령세례에 빠진 교회」, 「피터 와그너의 신사도운동 Story」, 「한 눈에 들어오는 청교도 개혁운동」, 「능동적 순종에 빠진 교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