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복주의는 기독교가 아니다(1)

- 임진남 목사 (한국개혁신학연구원 총무)

한국사회가 중화사상에 물들어 거의 2,000여년 동안 불교, 유교, 선이라고 하는 계급과 신분제도에 의해 변화될 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사에서 찾아 볼수 없는 위대한 발전을 이루었다. 그 가운데 기독교가 조선에 들어온 이후 구한말을 지나, 6.25 전쟁을 거쳐 그야말로 한국사회에서 가장 큰 축을 이루는 종교로 자리 잡게 되었다.

여기에 산업근대화에 성공이라고 하는 열망은 교회 안에서도 진정한 복의 근원이신 하나님과 아주 딱 맞게 강단에서 목사들의 설교로 전파되고 가르쳐 지면서 교회의 눈부신 성장을 이루어냈다. 하나님을 잘 믿으면, 다시 말해 교회를 잘 다니면 불교에서 주는 복보다 더 위대한 복을 받을 수 있다고 하는 믿음을 사람들에게 심어주었다. 불교의 신을 대신하여 하나님이 복을 주시는 참된 신이 된 것이다.

물론 성경의 복음을 바르게 이해하고 성도들에게 참된 종교가 무엇인지 가르친 목사들도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교인들이 기복 설교를 듣고 힘을 내어 지나친 노동의 고된 시간을 이겨내고 자신들의 삶 속에서 하나님의 은혜를 사모하게 되었다. 하지만 교인들이 사모하는 하나님의 은혜란 결국 유불선 사상에서 계속 가르쳤던 입신양명(立身揚名)의 성공을 바라는 은혜였던 것이다.

하나님을 잘 믿으면, 교회에서 목사의 말에 순종하고 헌신을 잘하면 복을 받는다고 하는 이 가르침이 결국 외적인 성장에 큰 도움을 주었지만, 그러나 교회를 무너뜨리고 세상으로부터 비난의 손가락질을 당하는 원인이 된 것이다. 기독교 서점에서 인기를 끌었던 책들은 여전히 성공을 원하는 목사들과 교인들에게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다.

현대사회에서 굶주림이 사라진지가 얼마되지 않았지만 목사들과 교인들은 여전히 풍요의 삶 속에서 더 나은 풍요의 삶을 향해 발버둥치고 있다. 작은 교회보다 큰 교회가 성공하였다고 믿고 있으며, 필자를 포함한 대부분의 목사들이 자립하는 교회의 목사로 청빙되어 목회하기를 갈망하고 있다. 이제는 지방에 있는 교회에 부목사로 사역을 지원하는 자들이 거의 없다. 수도권의 대형교회에서 부목사 사역을 하면 경제적 만족도가 상당히 크다고 한다.

 

 

현대교회는 여전히 하나님을 복의 대상으로 삼고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간구하는 기도만 열심히 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기복주의 신앙이다. 기복주의의 깊은 곳을 들여다보면 하나님은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분이시다. 결국 인간의 뜻대로 자신들의 욕구를 채워주는 분이다. 창조주께서 피조물에 의해 조정되는 그런 나약한 분이 되었다. 결국 인간이 하나님을 조정하고 인간의 뜻을 이루는 대상이 된 것이다. 이것이 기복주의가 가지고 있는 신앙관이다.

기독교는 하나님의 백성, 하나님의 나라, 하나님의 주권, 하나님의 섭리 등, 이렇게 위대한 하나님에 대한 증거를 성경 말씀을 통해 계시하여 주신다. 결국 하나님의 나라가 어떻게 이 땅에서 이루어져야 하는지에 대한 것을 하나님 아들을 통해 분명하게 계시하고 있다. 단순히 하나님을 잘 믿고 봉사하고 헌신하면 복을 받고, 사업과 가정과 자녀들이 건강하며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하는 그런 무속종교와 같은 아주 저급한 종교가 아니다.

전능하시고 완전하시며 온 우주 만물을 창조하신 삼위일체 하나님이 성경을 통해 자신을 계시하신 종교이다. 여기에 우리 인간과 모든 피조물들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창조된 피조물들이다. 토기장이가 자신의 뜻대로 원하는 그릇을 만들어 사용하는 것이지, 그릇이 토기장이를 조정하지 못한다. 기복주의는 이런 하나님의 절대주권을 인정하지 않고 인간이 하나님보다 높은 자리에 앉아 하나님을 조정하는 것이다. 인간이 원하는 것을 위해 기도하지만 결국 하나님이 종 노릇해야 한다. 기도라고 하는 수단 속에 나약한 인간이라고 하는 것을 인정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내면에는 하나님이 종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마치 알라딘의 요술램프 안에 있는 지니처럼 말이다.

사도 바울은 갈라디아에 있는 교회에 ‘다른 복음’이 전해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그것은 사도들이 전하고 가르친 복음이 아니라고 말하면서 ‘다른 복음’을 전하는 자들에게 저주를 선포한다. 천사라도 ‘다른 복음’을 전하면 저주를 받을 수 밖에 없다. 갈라디아 교인들은 예수를 믿지 않은 것이 아니다. 그들은 예수를 자신들의 구주로, 그리고 하나님의 아들로 믿었다. 그러나 그 믿음에 율법의 행위를 해야 완전한 구원을 얻을 수 있다는 거짓 사도들의 가르침을 더 좋게 여겨 거짓 사도들의 가르침을 비판 없이 받아들였다.

사도 바울이 정죄하고 있는 다른 복음은 단순히 율법으로 구원을 완전히 이루어야 한다고 하는 것에만 한정하지 않는다. 오늘날 현대교회가 가지고 있는 왜곡된 기독교 신앙에 대한 전부가 여기에 해당된다. 특히 예수님께서 산상수훈을 통해 가르치는 내용 가운데 바리새인들의 위선을 지적하는 구제와 기도, 그리고 금식을 통한 거짓 신앙을 보면 유대인들의 신앙이란 기복주의와 연결 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대교회가 기도를 어떻게 가르치고 있는지 보면 그 기도의 가르침이란 예수 그리스도와 상관 없는 가르침인 것을 쉽게 발견한다. 주님이 당신의 제자들에게 가르치신 기도는 하나님 나라와 의를 위해 구하는 기도라고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기복주의 기도가 아니다.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드리기 위한 자기 부인과 새사람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하나님 나라의 백성 됨에 대한 바른 인식에서 이루어지는 기도라고 하는 사실이다.

성경에 나오는 믿음의 선진들의 기도를 보면 그 모든 기도의 내용은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구하는 기도였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솔로몬이 구한 지혜도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구한 기도의 응답이었다. 그렇다면 오늘날 교회의 목사들은 자신의 기도부터 시작하여 모든 성도들이 기복주의 신앙과 기도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바르게 가르쳐야 한다.

입술에서 나오는 기도의 말은 그야말로 신중하고 성경을 전반적으로 이해하여 바르게 깨닫고 아뢰는 말이 되어야 한다. 알지 못하는 탄성과 소리로 기도하는 것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교회에 나가 예배하는 신앙도 이와 같다. 자신은 누구이며 예배를 받으시는 하나님은 어떤 분이신지를 바르게 알아야 한다. 그리고 왜 이 세상이라고 하는 시간 속에 하나님께서 나를 부르셨는지 시대적 사명을 성경이라고 하는 하나님의 계시의 말씀을 통해 깨닫고 여기에 순응하는 것이 바른 기독교 신앙을 가진 그리스도인이라고 하는 사실이다.

오날날 일부 현대교회, 특히 대형교회의 목사들의 설교는 그야말로 바알을 숭배하는 그런 사상으로 가득차 있다. 자신들은 예수의 복음을 전하는 자들이라고 항변하지만, 결국 그들의 마지막 모습 속에 바알 숭배의 신앙을 가졌다고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바알 숭배는 탐욕의 끝을 보여준다. 목사가 은퇴할 때 보면 그 모습이 완연히 드러나 보인다. 자신이 기복주의 설교자로 바알을 숭배하고 있었다고 하는 사실 말이다.

또한 현대교회는 이미 기복주의가 아니면 설교가 아닌 것처럼 사람들이 받아들이고 있다. 복음이란 하나님의 아들의 인격과 그분의 사역을 믿고 아는 것이 복음이다. 이 복음만이 구원을 주며 의롭게 만든다. 이 복음만이 선포되는 곳이 참된 교회이다. 다른 복음인 기복주의는 기독교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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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남 목사는 임진남 목사는 총신신대원(M.Div)에서 공부한 합동교단 소속 목회자이다. 2012년에 김제예본교회를 개척하여 담임하고 있고, 칼빈주의 개혁교회를 이루기 위해 그리스도 중심의 설교와 종교개혁의 위대한 유산인 신앙고백서들 가지고 성도들을 온전하게 세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개혁신학 연구에 특별한 관심과 소명이 있어 서철원 박사와 함께 신학연구 모임을 진행하는 ‘한국개혁신학연구원’의 총무로 섬기고 있고, 저서로는 설교집 <다니엘이 증거한 복음>, <엘리야가 증거한 복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