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108회 합동 총회는 회심준비론을 주장하는 합동 교단의 인물들에게 22년 총회의 명백한 교류금지 결의를 무시하며 면죄부를 주었다. 회심준비론에 대한 신학부의 보고 내용은 전후좌우, 앞뒤가 맞지 않는 우스꽝스러운 내용이었다. 문제가 되는 청교도주의 회심준비론이 무엇을 주장하는 이론인지, 실제로 합동의 그 인물들이 주장하는 내용이 무엇인지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회심은 전적으로 성령의 역사를 통하여 일어난다. 회심은 그 어떤 방도로도 인간이 창출해 낼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오직 하나님의 주권적인 은혜의 선물이다.”

“목회현장에서는 회심준비론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교리적 오해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매우 주의하여 사용할 것을 권고한다”
 

 

 

이와 같은 신학부의 보고를 총회장 오정호 목사가 주도하고 총대들이 그대로 받음으로 청교도주의가 주장하는 회심준비론이 무엇인지, 합동의 그 인물들이 무엇을 주장하는지는 다 가려졌다.

그러나 타교단의 회심준비론을 주장하는 사람은 여전히 고생이고 괴롭다. 소속 교단이 어디인지, 출신 신학교가 어떤 곳인지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은 정 모씨가 상대적으로 억울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그의 입장에서는, 합동의 회심준비론자들에게 날개를 달아주었으니, 같은 이론을 주장하는 자신에게도 동일한 것을 주어야 한다고 항변할만한 상황이다.

22년 합동 총회의 문서를 다시 찾아보았다. 먼저 합동 총회의 무질서하고 어수선한 서류 정리 방식을 지적해야 할 것 같다. 22년 총회의 문서들 속의 회심준비론에 대한 내용은 여기 저기에 흩어져 있다. 그래서 보기에 따라 타교단의 정 모씨의 회심준비론이 합동에서 교류금지 당하지 않고 바로 신학부로 넘어갔다고 볼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위 22년 107회 총회 문서 407 페이지를 보자. 3번 항목을 보면, “능동적, 수동적 순종의 건은 제 106회 총회의 결의를 유지하기로 하고 새로운 논쟁은 신학부로 넘겨 연구토록 하다”라고 되어 있다. 능동적 순종 교리에 대해 “성경적 근거가 없다”는 21년 106회 총회의 결의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동시에 신학부에서도 추가적인 연구를 더 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능동적 순종이 성경적 근거가 없다는 교단의 입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신학부가 추가적인 연구를 하게 한다는 것으로, 그 의미가 명확하다. 23년 108회 총회에서 능동적 순종 교리의 성경적 근거가 있다는 보고가 없었으므로, 합동에서 능동적 순종은 여전히 비성경적인 교리인 것이다.

그러나 22년 107회 총회의 회심준비론에 대한 언급은 매우 모호하다. 4번 항목을 보면 다음과 같다:  “회심준비론은 중생 이전 준비가 필요하다는 신학으로 개혁신학과 차이가 있어서 신학부터 넘겨 연구를 의뢰하여 그 결과를 이대위로 보내기로 하다”. 회심준비론을 교류금지한다는 내용이 보이지 않는다. 추가적으로 연구할 신학부의 보고서를 보고 어떤 결정을 내리겠다는 내용으로 보인다. 여기만 보면, 교류금지된 것으로 알려진 타교단의 회심준비론 주장자인 정 모씨가 바른믿음과 정이철 목사에 대해 화가 나고 억울한 심정을 토로하는 이유가 분명해 보인다.

그런데 문제는 동일한 총회의 문서의 다음의 내용이다. "다. 결론" 부분을 보면, 타교단의 정 모씨와 회심준비론을 교류금지로 결의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정성우-이동훈 목사의 회심준비론(준비교리)는 개혁신학이 아니고, 개혁신학과 상반되는 내용이 많은 사상이다. 그러므로 우리 교단은 이들과의 신앙적 교류를 금지하여야 한다. 우리 교단 산하의 모든 목사들과 신자들이 정성우-이동훈 목사의 강의, 집회, 예배 등에 참여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고, 특히 이들이 보급하는 책자들도 매우 경계해야 한다”

그러나 정 씨 입장에서는 교류금지 요청을 보고한 이대위 서기 김선웅 목사가 총대들을 속였다고 볼 수 있는 여지가 여기에 있다. 신학부로 넘겨 추가적으로 연구하게 한다는 결정은 보고하지 않고, 단지 교류금지 요청만 보고하여 자신에 대한 교류금지 안을 통과시켜 버렸다고 억울한 심정을 토로하는 이유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22년 총회의 몇 페이지의 내용인지 알 수 없는 다음의 사진 자료에 모든 해답이 들어있다. 이 페이지에는 정 모씨와 회심준비론을 교류금지한다는 내용과 신학부로 넘겨서 추가적인 연구를 하게 한다는 내용이 동시에 함께 나타난다.

 


“회심준비론은 중생 이전 준비가 필요하다는 신학으로 개혁신학과 차이가 있어서 신학부터 넘겨 연구를 의뢰하여 그 결과를 이대위로 보내기로 하다”

앞에서 본 내용, 즉 개혁신학이라고 볼 수 없는 청교도주의의 회심준비론 문제를 신학부로 보내 연구하게 하고, 그 결과를 받은 후 교류금지를 하던 무엇을 결정하겠다는 오해를 유발하는 그 내용이다. 그러나 바로 이어지는 내용을 통해 정 씨의 회심준비론을 교류금지로 결의하는 것은 분명하고, 그것과 별개로 신학부로 넘겨 더 연구하게 했음을 알 수 있다.

“남중노회 헌의안으로 마르투스 출판사 공동대표 이동훈 목사, 정성우 목사의 회심준비론과 본 교단의 개혁신학과의 일치성 또는 이단성 여부에 대한 연구 헌의 건은 조사 분과의 연구보고에 따라 전체회의에서 첨부된 연구 보고서를 받기로로 하다.”

정 모씨의 회심준비론의 이단성 여부에 대해 전체 회의, 즉 22년 총회 현장에서 이대위의 정 씨 문제 연구 분과가 보고한 연구보고서를 그대로 수용했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타교단 정 씨와 회심준비론에 대한 교류금지는 정확한 사실이고, 동시에 신학부에서도 추가적인 연구를 더 진행하게 했다는 의미이다.

 

이상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김선웅 목사(22년 이대위 서기)가 정 씨와 회심준비론을 신학부로 넘기기로 했다는 내용은 보고하지 않고 교류금지 요청만 보고하여 통과시켰으니, 불법이고 사기였다는 정 씨 측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2. 정씨와 회심준비론에 대한 22년 107회 총회의 교류금지는 확실하고 적법하게 이루어졌다.

3. 기왕에 하나님의 진리를 배신한 합동의 지도부는 타교단 정씨에게도 동일하게 봉사해야 한다. 내부의 인물들의 명예를 보호하고자 이미 하나님을 크게 기만했고 복음의 진리를 배반함으로 해당자들에게 언젠가 하나님의 심판이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같은 사상을 주장하는 외부의 인물에 대해서는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는 불공평한 처사를 그쳐야 한다. 공개적으로 합동이 정 씨의 신앙과 신학을 존중하며, 이전의 교류금지에 관한 불미스러웠던 일들에 대해 사과와 위로한다고 발표하는 것을 고려하면 좋겠다. 같은 사상을 주장하는데, 단지 같은 교단의 인물인가 아닌가로 차별을 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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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철 목사는 2004년부터 현재까지 미국 미시간 주 ‘앤아버 반석장로교회’의 담임목사이고 거짓 신학의 ‘견고한 진’(고후10:4)을 무너뜨리기 위해 시작된 신학신문 <바른믿음>의 대표이다.
총신대학(B.A 졸업), 총신대학 신학대학원(M.Div Eqiuv.졸업), 아세아연합신학대학 대학원(Th.M 졸업), Liberty Theological Seminary(S.T.M 졸업), Fuller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Puritan Reformed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Liberty Theological Seminary(D.Min 수학), 남아공신학대학원(South African Theological Seminary, Ph.D)에서 연구하였고, 현재 University of Pretoria(Ph.D)에서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는 「신사도 운동에 빠진 교회」, 「제3의 물결에 빠진 교회」, 「가짜 성령세례에 빠진 교회」, 「피터 와그너의 신사도운동 Story」, 「한 눈에 들어오는 청교도 개혁운동」, 「능동적 순종에 빠진 교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