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성 교수는 2021년에 출판한 자신의 책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에서 웨신(WCF)의 학자들이 능동적 순종 교리를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했다면서, 그들이 ‘온전한 순종’이라고 얼버무린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엘리자베스 여왕이 서거한 뒤, 왕조가 바뀌면서 제임스 1세의 말기에 이르게 되면, 당시 권세를 잡은 로드 대주교와 국가교회 내부가 알미니안주의자들고 채워졌는데, 반율법주의가 범람하는 상황이 되었다. 칼빈주의자들과 로드의 국가교회는 반율법주의를 반대하였다. 만일 그리스도께서 율법에 대해 완벽하게 순종하신 것이 성도들에게 전가됨으로써 영원한 기업이 보장되었다고 주장할 경우, 성도들은 더 이상 도덕법을 준수하지 않아도 된다는 빌미를 줄 수 있다고 우려했던 것이다. 그리스도께서 나를 위해서 율법을 성취하였다는 점이 인정된다면, 나는 더 이상 율법에 얽매여 살 필요가 없다는 식으로 해석될 것이다.” (189 페이지).

당시 구원받은 성도는 죄를 지어도 신앙과 영혼에 아무 나쁜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무율법주의가 팽배했으므로 그랬다는 것이다. 그리스도께서 구원에 필요한 율법준수를 대신 다 했다고 하면, 무율법주의자들이 “그래? 그렇다면 우리는 율법을 준수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네!”라고 할까보아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을 신앙고백에 포함시키지 못하였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 말은 하나님께서 그리스도를 통해 의롭다 하심을 주신 원리를 잘 아는 사람들에게 웃음을 선사할 뿐이다. 하나님의 진리는 어떠한 경우에도 이단에게 힘과 양식이 되지 않는다. 만일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그것은 하나님의 진리가 아니다.

하나님이 아담을 임시적으로 만드신 후 완전한 생명을 주시기 위한 절대적 조건으로 율법 준수해야 한다고 요구하셨다는 이상한 이론이 이 모든 것의 시작이다. 능동적 순종 교리 주장자들의 이 이론은 성경 어디에 근거하는가? 성경에서는 그 근거가 나오지 않는다.

이 이론은 율법준수 영생교 창시자인 펠라기우스가 시작한 이단 사상이다. 펠라기우스는 하나님이 아담을 중립적으로 창조하시었고, 아담이 자기 의지로 하나님의 선(율법)을 택하여 순종하면 영생을, 아담이 자기 의지로 악을 택하여 죄를 범하면 죽음과 지옥의 벌을 주시기로 했다고 가르쳤다. 그리고 아담은 자기 의지로 악을 택하여 범죄했으므로 완전한 생명을 얻지 못하게 되었다고 했다.

펠라기우스의 사상이 반펠라기우스로 조금 꺽여서 로마교회의 신학이 되었다. 김재성 교수도 자신의 책에서 중세의 로마교회 신학을 대변하는 토마스 아퀴나스의 신학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로마 가톨릭 신학자 토마스 아퀴나스의 입장과 유사하다. (아퀴나스의 신학은) 그리스도께서 은혜를 베푸셔서 모든 사람에게 구원을 가능하도록 열어놓았고, 누구라도 특정하지 않았으며, 반응하고 협력하는 자에게 구원이 적용된다는 입장인데, 알미니안주의와 흡사하다.” (240-205).

팰라기우스의 구원론이 로마교회와 알미니안 신학으로 연결되었음을 알 수있다. 그런데 놀랍게도 청교도들도 같은 이론을 주장했다. 아담을 임시적으로 창조하신 후 완전한 생명을 위해 율법준수를 명령하셨다고 청교도 신학자들은 믿었다. 그들은 그 율법이 창조 때 자연을 통해 아담에게 주어졌다고 이해했다.

아담이 지키지 못한 율법을 그리스도가 대신 지키심으로 우리에게 영생이 주어졌다는 것은 청교도들에게 절대적 진리였다. 그런데 김재성 교수는 청교도들이 웨신을 만들 때,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을 명확하게 표현하지 못했다고 했고, 그 이유는 당시 팽배했던 무율법주의자들이 “예수가 우리 대신 율법을 다 지켰으니 이제 우리는 안 지켜도 된다는 것이네!”라고 할까 우려되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참 우습고 안타까운 말이다.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이 하나님의 진리라면, 왜 이단에게 밥이 되고 양식과 베터리가 되겠는가?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은 인간의 헛된 이론이므로 이단들에게 먹이가 될 수 있는 것임을 왜 김재성 교수는 모를까?

율법이라는 것은 하나님이 주시는 구원과 일체 상관이 없다. 처음에 아담은 범죄함으로 죽을 수 있는 육체의 완전한 생명을 가지고 창조되었다. 그때 하나님이 자연을 통해 아담에게 살인하지 말라 등의 영생의 조건이 되는 율법을 주었다는 이론은 헛소리이다. 아담은 하나님을 배반함으로 죽음에 떨어졌으나, 하나님께서 그를 버리시지 않고 다시 자기를 섬기면서 영원한 행복을 누리는 자기 백성으로 회복하시기로 작정하셨다. 하나님은 훗날에 있을 자기의 성육신자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택하신 백성들에게 구원을 주셨다.

그리고 아무 공로없이 구원받은 그 백성들이 범죄하지 않도록, 자기 백성답게 살게 하려고 모세를 통해 율법을 주셨다. 율법은 구원을 얻는 것, 즉 죄인이 하나님의 의롭다 하심을 얻는 것과는 0.1도 관련이 없다. 단지 죄인을 다시 더 죽이고 정죄하여 궁극적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드러나게 하려고 율법을 주셨을 뿐이다.

창조주 하나님의 의로움과 거룩을 가진 사람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죄가 많아 반드시 저주받고 죽어야 한다는 율법의 정죄에서 해어나오지 못하는 죄인들을 위해 대신 죽으셨다. 죄인들을 향한 율법의 저주를 대신 받으신 것이다. 그리스도의 몸이 십자가에 죽으시는 순간 죄인들을 정죄하는 율법이 힘을 잃었다. 자기의 요구대로 의로우신 그리스도께서 죄인들을 향한 율법의 요구를 대신 이루어 버리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죄인들에 대한 율법의 약발이 끊어졌고, 죄인들은 율법으로 해방되었다.

그리스도를 믿는 신자들은 율법으로부터 해방되었으나 율법의 정죄 아래 살 때보다 더 죄를 범하지 않고 거룩하고 의롭게 살기를 시작한다. 믿음과 성령으로 그리스도에게 연합되어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그리스도와 함께 부활했고, 그리스도와 함께 살기 때문이다.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자신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 (갈 2:20).

율법의 정죄에서 해방되었을지라도 성도가 죄를 덜 범하고 더 거룩하게 사는 이유는 성도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기 때문이다. 내 생각이 그리스도에게서 온 생각이고, 내 마음이 그리스도에게서 온 마음이고, 내 힘이 그리스도에게서 온 힘이고, ... 그리스도가 내 안에 사시면서 나를 이끄시고 인도하시기 때문에 성도는 율법주의를 발로 차버려도 오히려 거룩하게 한다.

웨신(WCF)의 신학자들이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 교리를 기술하면 무율법주의자들이 득세할까보아 온전한 순종으로 얼버무렸다는 김재성 교수의 말은 전적으로 성경의 진리에서 벗어났고, 진리를 알지 못해서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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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철 목사는 2004년부터 현재까지 미국 미시간 주 ‘앤아버 반석장로교회’의 담임목사이고 거짓 신학의 ‘견고한 진’(고후10:4)을 무너뜨리기 위해 시작된 신학신문 <바른믿음>의 대표이다.
총신대학(B.A 졸업), 총신대학 신학대학원(M.Div Eqiuv.졸업), 아세아연합신학대학 대학원(Th.M 졸업), Liberty Theological Seminary(S.T.M 졸업), Fuller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Puritan Reformed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Liberty Theological Seminary(D.Min 수학), 남아공신학대학원(South African Theological Seminary, Ph.D)에서 연구하였고, 현재 University of Pretoria(Ph.D)에서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는 「신사도 운동에 빠진 교회」, 「제3의 물결에 빠진 교회」, 「가짜 성령세례에 빠진 교회」, 「피터 와그너의 신사도운동 Story」, 「한 눈에 들어오는 청교도 개혁운동」, 「능동적 순종에 빠진 교회」가 있다.